평균 수명은 늘었는데, 고령자들이 설 자리는 아직 좁기만 합니다.
영화계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이 가운데 관록을 앞세운 중견 영화인들의 활약이 눈길을 끕니다.
김천홍 기자입니다.
【 기자 】
언제부터인가 50대 이상의 감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중견 연기자들의 몫은 거의 조·단역에 한정된 것처럼 보입니다.
너무도 젊어진 충무로의 현주소입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왕성하게 활동하며 저력을 과시하는 영화인들도 있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영화 '페어 러브'.
환갑을 앞둔 나이지만, 안성기 씨의 역할은 멜로영화 주인공입니다.
10년 만에 속편 개봉을 앞둔 '주유소 습격사건'에도 반가운 얼굴이 나옵니다.
외아들을 잃은 후 5년 동안 활동을 접었던 박영규 씨가 스크린에 복귀한 겁니다.
연기는 물론 투자까지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박영규 / 영화배우
- "아…왜 괜히 그 짓(투자)을 해서 속이 그냥…"
28일 개봉하는 '하모니'에서는 일흔을 앞둔 노배우 나문희 씨가 특유의 깊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심지어 3월 개봉 예정인 나 씨의 또 다른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주인공 평균 연령이 50세입니다.
'한국판 클린트 이스트우드' 하명중 감독도 오랜만에 작품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하명중 / 영화감독
- "어떻게 하면 한국영화계가 새로워질까, 모방하지 않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없나… "
오랜 침체기 속에 부활만을 꿈꾸는 한국영화계.
나이를 잊은 노장들의 활약은 좋은 자극제가 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천홍(blog.naver.com/szoma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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