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 그리고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브로커’ 등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신작이자, 송혜교·전여빈의 신선한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검은 수녀들’. ‘더 글로리’에 이어 장르물에 다시 도전한 송혜교 버전의 구마 수녀는 아주 많이 서늘하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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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시리즈로, ‘한국에 12형상이 다시 나타났는데 유일하게 그와 맞서 본 김범신 신부와 최준호(강동원) 두 사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됐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오랜 시간 복수 하나만을 위해 버텨온 ‘문동은’ 역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청룡시리즈어워즈 대상을 거머쥔 송혜교가 거침없고 저돌적인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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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수녀들 스틸컷 |
가톨릭 병원의 전공의이자 바오로 신부의 제자로, 내적 혼란에 마음을 다잡지 못하다가 유니아를 도우면서 스스로 성장하게 되는 캐릭터를 전여빈은 혼신의 힘으로 연기해냈다. 구마를 믿지 않는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이상 증세에 시달리는 소년을 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오로’ 신부 역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대세감을 입증한 배우 이진욱이 맡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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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수녀들 스틸컷 |
기존의 가톨릭 구마에 한국의 무속신앙, 그리고 서양 점술의 도구인 타로 카드까지 여러 설정을 더했다. 특히 선배들의 오라에 지지 않을 악령 연기와 긴 라틴어 대사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 희준 역의 문우진 배우의 호연이 돋보인다. 구마 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설정, 금지된 의식을 행하는 수녀와 구마를 반대하는 신부의 구도는 이색적이나 튀는 편집, 과도한 무속의 등장, 희생하
‘검은 사제들’ 당시 한국영화 최초로 6,000여 개 파이프로 구성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를 OST에 삽입해 화제를 모은 김태성 음악감독이 참여한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돌비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러닝타임 114분.
[글 최재민 사진 NEW]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5호(25.02.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