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제물로 바친 듯한 의례 흔적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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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촬영한 경주 동궁과 월지 항공 사진 |
신라의 왕위계승자인 태자가 머물던 공간인 '동궁'의 위치가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오늘(6일) 열린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에서 태자의 공간인 동궁지 등 신라 왕실 유물에 관한 최신 발굴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먼저 "경북 경주에서 꼭 가야 할 여행지로 꼽히며 태자의 공간으로 알려져 온 '동궁'과 '월지'의 동편에서 진짜 동궁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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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동궁과 월지 조사구역 건물배치 추정도. 오른쪽이 기존 추정지, 왼쪽이 새로 확인된 진짜 동궁 (출처=국가유산청) |
그동안 궁궐 내 호수인 월지 서편이 동궁의 터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곳이 아니라 동쪽으로 220m가량 떨어진 곳에 '진짜 동궁'인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기존 추정지는 건물 위계가 태자의 공간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높았다"며 "서편은 최상위 건물지로, 주변보다 지대가 2m가량 높아 '왕의 위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곳이 진짜 동궁지일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번에 확인된 정면 25m 측면 21.9m로, 약 139평 규모의 동궁지는 2020년 발굴조사 과정에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궁궐 마당에 연못이 있는 조성해 꾸민 흔적과 독립적인 상·하수도 체계, 남북으로 길게 뻗은 복도식 구조물을 갖췄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월지 동편에서 동궁 관련 유물이 잇따라 나왔다는 사실도 새롭게 발견된 곳이 진짜 동궁지일 가능성일 가능성에 힘을 싣습니다.
동편에서는 지난 2017년엔 상아를 깎아 만든 주사위가 발굴됐고, 2022년엔 얇게 편 금박에 화조도를 새긴 선각단화쌍조문금박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최고 수준의 고급 놀이기구와 신라 공예를 대표하는 유물을 통해 태자가 기거한 동궁의 일상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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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쪽 지점에서 출토된 개의 모습 (출처=국가유산청) |
국가유산청은 신라 왕성인 경주 월성 일대에서 개를 제물로 바친 듯한 의례 흔적도 확인했습니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를 공개
최 청장은 "직경 6m 원형의 검게 탄 유구는 머리 위에서 아래로 힘이 가해져 목이 꺾이고 목뼈도 이탈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라 성립 이전 사로국 시기 의례를 위해 희생당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