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의 차기 음악감독에 선임됐습니다.
'오페라 종갓집'으로 불리는 라 스칼라 247년 역사상 첫 동양인 음악감독입니다.
심가현 기자입니다.
【기자】
정명훈이 오는 2027년부터 전세계 성악가의 꿈의 무대,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의 음악감독직을 수행합니다.
1778년 라 스칼라 개관 이래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음악감독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이후 정명훈이 두 번째로, 동양인으로는 처음입니다.
당초 밀라노 출신의 다니엘레 가티가 차기 음악감독으로 거론됐지만 총감독의 선택은 정명훈이었고,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중도우파 진영 정부가 들어선 이후 문화예술 분야 책임자로 자국 인물을 선호했다는 걸 고려할 때 이례적인 선임입니다.
▶ 인터뷰 : 장일범 / 클래식 음악평론가
- "이탈리아가 오페라의 종주국인데 이탈리아 북부 출신의 명지휘자를 꺾고…한국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이자 경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 스칼라는 정명훈을 두고 "밀라노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라며 "베르디 해석으로 독보적 명성을 쌓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명훈은 1989년 라 스칼라 데뷔 이후 141회의 콘서트와 9개의 오페라(48회)를 지휘했습니다.
역대 음악감독을 제외하면 최다 출연한 객원 지휘자로, 그간 쌓아온 신뢰가 이번 결정의 기반이 되었다는 분석입니다.
해외에 체류중인 정명훈은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gohyun@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