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쌀값 폭등 현상’이 거의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쌀을 주식으로 하고, 벼농사 또한 기계화로 잘하고 있던 일본이 ‘쌀 부족’에 빠진 것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쌀 부족에 따른 쌀값 폭등 현상으로 5월 초 일본의 쌀 소매가는 5㎏ 평균 4,268엔(약 4만 1,100원)으로 1년 전(2,088엔)보다 2배가 올랐다. 해서 일본 국민들은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점심은 빵이나 국수, 학교 급식 역시 쌀 대신 빵이 나오고 음식값 역시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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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이는 한국 마트의 쌀 평균 소매가가 10㎏ 2만 9,782원으로 일본에 비해 1/3 수준이고, 게다가 한국 쌀이 ‘값이 싸고 맛이 좋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해서 올해 1990년 이후 35년 만에 한국 쌀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쌀 자부심’ 남달랐던 일본에 왜 쌀이 부족할까? 가장 큰 원인은 2023년 여름 폭염으로 쌀 작황이 좋지 않았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일본의 1년 쌀 소비량은 700만 톤 정도로, 한 달이면 60만 톤 규모이다. 해서 일본 정부는 현재 한 달에 약 20~30만 톤의 비축미를 풀고 있는데 이것이 소비자에게 닿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소매점에 도달한 비축미는 426톤으로, 풀린 비축미 14.2만 톤의 0.3%밖에 안된다. 중간에서 누군가 사재기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쌀 부족의 원인 중 하나는 ‘감반 정책’이다. 이는 쌀값 붕괴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매년 생산량을 정해서 지자체별로 배분하는 것. 쌀을 경작하다가 다른 작물로 전작하면 보조금을 주었다. 해서 쌀 경작 농가가 2005년 약 140만 호에서 2020년 약 70만 호
일본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도 교훈을 얻는다. 쌀은 결국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아닐까.
[글 정유영(칼럼니스트)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4호(25.06.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