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고알못’들이 쉽게 오해하고 마는 고양이의 출렁출렁 늘어진 아랫뱃살은 비만의 징표가 아니라 피부 주머니란다. 배에서 뒷다리 관절을 잇는 피부 부위로, 지방으로 이루어져 부드럽고 말랑하다. 외부로 열려 있지는 않아서 사람 옷에 달린 주머니나 캥거루처럼 뭔가를 담을 수는 없지만, 여분의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주머니라 부를 만도 하다. 이 주머니는 고양잇과 동물에서 생후 6개월부터, 그러니까 성장 초기에 발달하기 시작해 이름도 ‘원시 주머니(primordial pouch)’며, 늘어진 모양을 본따 ‘루즈 스킨(loose skin)’이라고도 부른다.
![]() |
↑ (사진 언스플래시) |
이처럼 중요했던 원시 주머니가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고양이들에게서 애초의 기능을 잊고 ‘사랑스러운 뱃살’로 취급되고 있다. 실제로 집사들은 원시 주머니를 만지며 행복감을 충전한다. 다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뼈가 없는 데다 장기가 위치한 중요 부위라 접촉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손을 살짝 대 보고 고양이가 꼬리를 빳빳이 세우거나, 숨을 들이마신다면, 또 으르렁댄다면 눈치껏 손을 떼야 한다.
참, 원시 주머니와 뱃살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원시 주머니는 잡아당기면 죽 늘어나는 데 반해, 그냥 뱃살이라면 잘 늘어나지 않는다. 또 배를 만졌을 때, 원시 주머니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4호(25.06.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