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화를 풀기 위해 “평소 갖고 싶어했던 작고 반짝이는 걸 하나 사줘!?” 혹은 “가는 길에 치킨이라도 한 마리 사가. 가서 사과하고 집안일도 대신 좀 해줘?”라고 답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 역시도 괜찮은 조언이다. 냉큼 화가 풀리고 주책없이 배시시 웃음도 나올 거 같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상대가 “이걸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거야?”라는 역정과 함께, 상황이 더 악화된 경험도 제법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필자의 조언은 바로 이거다. “뭘 하려 하지 말고 차라리 뭘 하지 마세요.” 관계는 더하기보다는 빼기, 다시 말해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위력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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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이처럼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경험은 긍정적인 경험보다 정서적 파급력이 훨씬 크다. 부정편향(Negative Bias), 즉 인간의 생존본능상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강하게 집중하고 반응하게 되는 현상에 기인한다. 칭찬 열마디보다 비난 한마디가 뇌리에 더 강렬히 박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럴 땐 관계 전문가인 존 가트맨 부부가 강조하는 ‘5:1’의 법칙’을 명심하자. 긍정적인 상호작용 5개당 부정적인 상호작용은 1개 이하여야만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번 비난의 말을 해서 관계에 생채기가 생겼다면? ‘고마워’, ‘당신 덕분이야’, 사랑해’와 같은 칭찬, 인정, 격려의 따뜻한 말을 최소 5번은 해야 그 생채기가 치유될 수 있다. 그러니 뭐가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이겠는가? 뭘 하기보다는 그(녀)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나의 언행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은 거다. 괜히 선물이니 뭐니 하는 것보다, 양말이나 똑바로 벗자(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자)는 말이다. 물론, 그 ‘작고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5호(25.06.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