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들의 카드발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80만 건이 넘어서면서 2009년보다 40%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특히, 저신용자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할부와 카드론, 현금서비스가 걱정입니다.
최재영 기자가 카드빚의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양 모 씨.
여동생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현금 서비스 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양씨의 사정도 나빠져 이자조차 내지 못하게 되면서 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했고, 2년 만에 갚아야 할 돈은 2천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이처럼 이미 연체가 발생한 상태였지만, 다른 카드사에서 카드를 더 발급받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양 모 씨
- "돌려막기 하는 과정에서도 신용카드는 발급되더라고요. 그래서 또 카드를 만들기도 했었는데… 안 만들어줬으면 그쪽(돌려막기) 부분은 손을 대지 않았겠죠."
더 큰 문제는 카드론입니다.
학원에서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윤 모 씨는 급전이 필요해 카드론 88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뻔한 월급에 연 25%에 달하는 이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윤 모 씨
- "월급은 적은데 나가는 건 많고 하다 보니 심적이나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죠."
지난해 카드론은 23조 9천억 원, 1년 전보다 무려 42%나 급증했습니다.
이 가운데 전체 10등급에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의 비중은 27%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카드론 대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병규 / 현대경제연구소 전무
- "저소득층의 카드론이 늘어나면서 원금을 갚지 못하고 돌려막는 사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더욱 침체되고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 부실로 전이될 수 있고, 금융부실의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결국은 빚인 할부구매액도 올 1분기에만 20조 원이 넘어섰고, 이런 추세라면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8년 전 카드 대란이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스탠딩 : 최재영 / 기자
- "카드사들의 외형 부풀리기 경쟁으로 발급이 늘어나고 있는 신용카드가 서민 가계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재영입니다. [stillyoung@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