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블랙홀이 별을 삼킨 뒤 빛을 토해내는 현상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관측을 통해, 그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해왔던 블랙홀의 움직임이 사실로 입증됐습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왼쪽 아래 뻥 뚫린 부분이 거대질량 블랙홀입니다.
별이 블랙홀 근처로 다가가자,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잡아당겨, 별이 찢어지듯 파괴됩니다.
별을 이루던 잔해들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원반 모양을 만듭니다.
원반모양은 블랙홀 주변에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고 이 자기장에 의해 가스나 입자, 파장 등이 '광선다발'의 형태로 분출됩니다.
블랙홀은 중력과 밀도가 극단적으로 높아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를 말합니다.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이와 같은 블랙홀의 움직임을 망원경이 관측한 모습입니다.
천체가 갑자기 밝아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집니다.
국내 연구진을 포함해 6개국의 공동연구팀은 이 천체를 집중 관측해, 블랙홀의 존재는 물론 블랙홀 주변의 광선다발의 움직임까지 규명했습니다.
▶ 인터뷰 : 임명신 /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 "실제로 관측을 해보니까 (블랙홀 주변이) 그냥 밝게 빛나는 게 아니고 광선다발 같은 것이 특정방향으로 레이저 총을 쏘는 것처럼 비춰서 나간다는 것을 알게 됐구요."
특히 보현산 천문대 등 우리나라 연구진의 망원경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등 중요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 인터뷰 : 임명신 /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 "블랙홀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느냐, 우주 초기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런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가 그동안 수수께끼였는데, 그것을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같구요."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게재됐습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