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명차 브랜드인 BMW가 ‘색동(色動)’의 매력에 푹 빠졌다.
BMW는 현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가라 불리는 현대미술가인 제프 쿤스와 함께 만든 17번째 아트카 ‘BMW 제프 쿤스 아트카’를 1일 한국에 가져왔다. 스트라이프 오색 컬러로 치장된 이 아트카는 추석을 앞두고 추석빔으로 ‘색동옷’을 입은 모습이다.
BMW는 이에 앞서 지난 2009년에는 뉴 Z4 로드스터로 바퀴를 붓으로 삼아 ‘색동 퍼포먼스’를 펼쳤다.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인 미니도 제프 쿤스 아트카보다 먼저 색동옷을 입었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가 그의 상징과도 같은 스트라이프를 미니에 입힌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내놨기 때문이다.
◆색동옷 입은 BMW M3, 추석 나들이
‘BMW 제프 쿤스 아트카’는 현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가라 불리는 제프 쿤스가 BMW의 첨단기술에 팝 아트 기법을 결합해 세상에서 단 한 대만 제작한 아트카다. 화려한 색동옷을 입은 이 아트카는 BMW코리아(대표 김효준)가 오는 18일까지 7시리즈 모빌리티 라운지(서울 청담동)에서 개최하는 ‘BMW 제프 쿤스 아트카 인 서울’에서 공개된다.
제프 쿤스는 BMW M3 GT2에 블랙 외장 컬러로 짙은 색감을 입힌 뒤 레이싱카 특유의 힘과 움직임, 빛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픽을 입혀 이 아트카를 창조했다.
측면에는 1979년 앤드워홀이 발표한 아트카를 기리는 의미에서 ‘79’라는 번호를 새겼다. 앤드워홀 아트카 역시 1976년 발표된 프랭크 스텔라의 아트카를 기려 ‘76’이라는 번호를 사용했다.
지난 6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처음 공개된 뒤 올 5월부터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거쳐 한국에 왔고 오는 12월 대만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친다. 한국에서는 22~26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한국구제아트페어(KIAF)에서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공개된다.
◆BMW Z4는 도로 위 ‘색동 아티스트’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 차로 나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BMW Z4는 ‘도로 위의 아티스트’라 부른다. 자동차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잘 빠진 근육질 몸매의 2인승 로드스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뉴 Z4 로드스터는 ‘그림 그리는 아트카(Art Car)’이기 때문이다.
BMW Z4는 지난 2008년 말 미국 로스엔젤리스 남부의 다우니 스튜디오에 마련된 축구장만한 캔버스 위에서 컴퓨터로 제어되는 스프레이 노즐이 부착된 바퀴를 붓으로 삼아 강렬한 원색의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퍼포먼스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스트릿 아트스트인 로빈 로드가 로드스터를 300마력짜리 붓으로 변신시키는 시나리오에서 비롯됐다. 이 작업에는 영화 및 뮤직 비디오 감독인 제이크 스콧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제이크 스콧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 에이터로 널리 알려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아들이자 영화 및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해진 제이크 스콧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BMW 박물관(독일 뮌헨)의 외벽에도 색동 바퀴 자국이 있다.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Z4의 파워풀한 성능과 도로 위의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BMW는 감성, 예술,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미니(MINI), 폴 스미스의 ‘색동 아이콘’ 되다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인인 미니(MINI)는 지난 1959년 첫 선을 보였지만 50년 넘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영국 로버사에서 독일 BMW로 넘어갔지만 겉모습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보기 드문 자동차다. 보수적이다.
하지만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변화를 시도한다. 이런 점에서는 진보적이다. 진보적인 보수, 보수적인 진보로 볼 수 있다.
이런 독특한 성향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눈길을 끌었고, 미니는 패션계와 조우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국 여왕을 비롯한 비틀즈, 에릭 클랩튼 등의 지지를 받으며 이동 수단을 넘어선 문화 아이콘을 각광받았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와 메리 콴트도 미니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였다. 이 중 폴 스미스는 그의 상징과도 같은 멀티 스트라이프를 미니에 입힌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내놔 자동차계의 패션 아이콘을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