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이번 정전 사태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폭염이 예보됐고 추석 연휴 이후에 당연히 공장가동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간과한 것인데요.
정부와 한국전력은 전력 수요예측에 실패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늘 오후 3시 예비전력이 최소 안정수준인 400만kw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한여름도 아닌데 이렇게 예비전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은 한국전력과 지식경제부가 전력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최대 전력수요를 6천400만kw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6천726만kw로 326만kw나 초과했습니다.
이번 주 낮 기온이 30도가 넘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이미 나왔던 데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오늘부터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이 많아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력 당국은 여름철 전력수급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원전 2기를 포함해 23개 발전기의 정비에 들어가면서 834만kw의 전력 공급을 오히려 줄였습니다.
▶ 인터뷰 : 김도균 / 지시경제부 전력산업과장
- "9월 초까지 전력 피크가 지난 후에 많은 발전기가 겨울철 전력피크에 대비해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거기에 이상 기온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력공급 차단을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것도 문제입니다.
한전은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오후 1시14분 기업들에게 자율절전을 요청했고, 오후 2시에는 정부에 직접 전력부하를 제어하겠다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무런 예고없이 한 시간 뒤인 오후 3시 11분 긴급 부하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정부의 전력수요예측이 실패했기때문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