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청산되지 않은 일제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건축 양식이라고 지적받아왔던 경복궁역의 석등이 오늘 새벽 철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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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리포터!
【 리포터 】
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나와있습니다.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이곳 5번 출구.
늘 이곳을 지나는 분이라면 오늘 아침 뭔가 달라졌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이 길목에 줄지어 서 있던 석등 장식이 오늘 새벽에 철거됐습니다.
철거 전, 석등의 배열은 일본의 건축 양식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국보 17호 부석사 무량수전 석등을 본떠 모양은 한국식이지만, 이 석등의 배열이 일본 신사의 참배로와 유사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 석등은 1기만 세우는 것이 전통양식이지만 기존 경복궁역의 석등 배열처럼 여러 개를 일렬로 배치하는 것은 일본식 건축 양식입니다.
시민단체인 '문화재 제자리 찾기'의 문제제기에 서울메트로 측이 내부 협의를 거쳐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28년간 조선의 궁궐로 향하는 이 길목에서 청산되지 않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지나야만 했는데요.
오늘 새벽 경복궁역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여전히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것.
더는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새삼 해봅니다.
MBN 뉴스 김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