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고난스럽고 도전정신이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난이 쓴 만큼 그 열매는 달다는 말처럼, 고난을 극복했을 때 얻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만난 사람은 오프라인 전단지 시장을 최초로 온라인화 시킨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입니다. 10조 규모의 배달음식 시장을 모두 온라인화 하겠다는 사명감을 똘똘 뭉친 청년 CEO, 김봉진 대표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우아한형제들.. 회사 이름부터 특이한데요. 형제들과 같이 창업을 하신 건가요?
A. 네, 제가 디자인 전공이고 저희 셋째 형이 IT 개발자인데요. 둘이 힘을 합쳐서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어요. 우아한형제들.. 세련된 느낌도 들지 않나요? (웃음)
Q. <배달의 민족> 에 대한 소개도 해주시죠.
A. 저는 <배달의 민족>을 ‘21세기 최첨단 전단지’로 소개하곤 하는데요. 왜냐하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재 내 주위에 어떤 음식점들이 있는지 알 수 있고, 그 매장의 메뉴는 무엇인지, 또 다녀간 사람들이 그 음식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모두 확인한 후에 주문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때문인데요. 그 덕분인지 현재는 다운로드 수가 무려 560만 건에 달합니다. 좀 더 와 닿게 말씀드리려고 미리 계산을 해봤더니, 저희 앱을 통해 하루에 약 60만 마리의 치킨들이 죽어나가고 있더군요. (웃음) 저희 앱을 통해 광고하시는 음식점 사장님들 중 한 분은 매출이 30%나 뛰었다고 좋아하셨던 분도 계셨습니다. 참 뿌듯한 일이죠. 누군가의 성공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요.
Q.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정보들을 모았나요?
A. 정말 무식하게 모았죠. 인터넷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고,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건물에 들어가서 붙어있는 전단지부터 수거하기 시작했죠. 전단지 인쇄소 업체에 가서 제발 한 장만 빼달라고 사정하기도 했고요. 길을 걸을 때도 늘 땅만 보고 다녔습니다. 혹시라도 떨어진 전단지가 있을까 하고요. 쓰레기통도 뒤져가면서 그렇게 6개월을 보내니 어느 새 5만 개가 넘는 정보들이 구축되어 있더군요. 이것이 이제는 남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저희 앱의 절대 경쟁력이자 재산이죠.
Q. 정보제공 서비스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데요. 어떤 식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계신지?
A. 어플리케이션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던 것이 앱스토어에 올린지 단 이틀 만에 1위를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은 없었고, 어플리케이션이 뜨니까 나도 한 번 만들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고 나니, 이걸 제대로 사업화시켜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생각한 수익모델은 유료 광고주 유치였어요. 수많은 매장들이 등록되어 있는데, 유료 광고로 전환할 경우에는 상단에 노출시켜주는 수익모델이었죠. 전단지 한 번 찍어내는데 20여 만 원 드는 것에 비해 저희 앱은 평균 3만 원이면 되니까 당연히 사람들이 많이 등록할 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문전박대 당해가면서 유료 광고주들을 유치했을 때가 정말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얼마나 힘들었나요?
A. 음식점 업체 분들이 보통 4~50대 나이시다 보니, 스마트폰에 대해서 잘 모르시더라고요. 더군다나 그 점을 이용해서 업주 분들에게 사기를 치던 온라인, 모바일 광고업자들도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사기꾼 취급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취급을 받을 때 정말 힘들었죠.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순 없었습니다. 그 때 개발한 것이 ‘콜멘트 서비스’인데요. 앱 이용자들이 저희 어플을 통해서 주문전화를 걸면 사장님이 전화를 받을 때 ‘배달의 민족을 통한 주문전화입니다.’라는 멘트를 들려주자는 아이디어였어요. 그걸 시행하고 나서야 사장님들은 저희 앱을 통해서 사람들이 주문 전화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유료로 전환하겠다며, 고객들의 주문전화가 더 많이 오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기 시작하셨죠.
Q. 독서를 굉장히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A. 책을 많이 읽게 된 이유는 제가 디자인을 전공해서 계속 디자인 쪽 분야만 하다 보니 다른 쪽 지식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겠더라고요. 재무, 경영 분야 등도 책을 통해 많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아니 제 인생을 바꾼 책은 일본의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님께서 쓰신 <왜 일하는가>라는 책입니다. 우리가 보통 ‘일’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젊었을 때 바짝 벌어 늙어서는 휴양지 같은 곳에 가서 편안하게 살아야지.. 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 분께서 말씀하시길 일이라는 것은 나 자신을 수련하는 과정이라고 하더라고요. 내면을 키우는 것은 오랜 시간 엄격한 수행에 전념해도 이루기 힘들지만, 일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다는 것이죠. 그때 참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방황의 시기를 보낼 때, 정말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말이었어요. 그때부터 일에 대한 태도를 많이 바꾸게 됐어요.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어떤 일을 하든지 신이 났죠. 직원들에게도 꼭 이 말을 해줘요.
Q. CEO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단 한 번 해보라는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고 싶어요. 사실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거든요. 시작이 반이라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과감히 시작부터 해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Q. 1인 기업에서, 어느덧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로 만들어 나가고 싶으세요?
A. 저희 회사에서 일했던 시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라고 직원들에게 기억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저 또한 좋은 회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