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차 세계한상대회 ◆
전 세계를 누비는 젊은 글로벌 한상들이 광주를 찾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독일, 중국, 두바이에서 광주까지 날아온 지구촌 한상들을 만나 그들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제품보다 가치를 팔자."
석유를 넣은 등불에 의존해 살아가는 도미니카공화국 사람들에게 `불빛`이 돼준 한상이 있다. 주인공은 최상민 ESD 대표(37)다.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은 하루에 겨우 4시간. 주민 80%가 전기를 못 받던 이곳은 ESD가 진출하면서 전기 보급률이 90%로 높아졌다. 사업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도미니카에 정착한 최 대표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ESD를 견실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처음에는 PC방을 운영하고 건축자재 수입 등의 사업을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도미니카 KOTRA 사무소에서 무보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전력`이라는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때 현지로 날아가 전력청 자문관으로 전력 복구를 도운 인연으로 사업 확장 기회를 잡았다. 현재는 직원 400명과 매출 900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2020년까지 10개 발전소를 세우고 신용등급 A를 받는 게 목표다. 그는 어떤 사업에서도 `제품을 팔기보다 가치를 팔자`는 신념으로 임하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소개했다.
`유럽 진출을 돕는 컨설팅 전문회사.` 박상범 앱솔루트 대표(45)는 유럽 진출을 염려하는 우리 기업들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그룹 유럽지사에서 6년간 일하고, 독일에서 벤처회사를 경영한 그는 유럽에서의 `인맥`과 `경험`을 무기로 삼았다. 유럽은 까다로운 시장이다. 여러 나라가 모여 있으면서 각기 문화와 관습이 다르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단일 국가에 비해 유럽 대륙은 넓으면서 복잡하다. 한국 기업들이 넓고 까다로운 유럽 시장 문턱에서 좌절에 빠지는 것은 엄살이 아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의 유럽 판로를 개척해주고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앱솔루트에 사업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앱솔루트를 통해 유럽 시장에 안착한 휴대전화 액세서리 기업 애니모드가 대표적 사례다. 앱솔루트는 지난 2년간 애니모드의 유통망을 유럽 20개국으로 넓혔다. 박 대표는 "말로만 조언하는 것보다 직접 회사가 움직인다. 계약상 문제가 생기면 풀어주고, 유통망을 뚫어준다. 몸을 던지는 컨설팅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메마른 사막에 녹색장성 심는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불모의 땅, 중국 사막에 녹색장성을 쌓는 젊은 한상이 있다. 사단법인 미래숲의 권혁대 중국본부장(44)이 주인공이다. 사단법인 미래숲은 2001년 탄생해 중국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간 비영리단체다. 중화전국청년연합회, 다라터치인민정부와 협약을 맺고 2006년 10월부터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다라터치 지역의 쿠부치사막에 길이 16㎞, 동서폭 0.6㎞에 달하는 `한ㆍ중 우호 녹색장성`을 건설했으며 지금은 일대 1780만㎡ 녹지를 복원하는 녹색 생태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5월에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사막에 10억그루 나무 심기` 프로그램도 출범했다. 권 본부장이 중국 녹색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8년 주중 한국대사였던 아버지 권병현 미래숲 대표 덕택이다. 아버지가 그린 큰 밑그림에 자신은 색을 칠하고 싶다고 권 본부장은 밝혔다.
권혁대 본부장은 "사막화 방지를 통해 한ㆍ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한류 전도사.` 이번 한상대회 참석차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온 정숙천 토털리소스인터내셔널 대표(44)는 이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 대표는 1999년 에미레이트항공에 승무원으로 입사해 9년간 일하면서 중동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 제품을 판매할 때 마케팅 활동을 돕거나 한국 문화를 중동에 소개하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 관련 공연을 주선했으며 올해는 중동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아이돌 그룹인 `제국
정 대표는 "중동 지역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와 K팝에 열광하는 것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자신들 모습에 투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올해 4월 중동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교민을 중심으로 결성된 한인상공인협의회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상들과의 네트워크 맺기에도 적극적이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