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로 자금부담이 적고,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아파트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중대형아파트의 분전이 눈에 띈다.
수요자들이 대형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과거에는 넓고 여유롭게 쓸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최근은 다자녀 가족이나 부모를 부양하는 3세대 가구, 내 집 마련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누리고 싶어하는 수요층 등 다양해졌다.
이런 중대형아파트 수요자들을 위해 건설사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공간을 완벽히 분리한 부분임대형 평면을 내 놓거나 아예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한다.
여기에 폭 넓은 공간활용과 비용절감의 더블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붙박이장이나 지하창고 제공 등 쏠쏠한 설계 마케팅도 더해지며 올 하반기 수요자들을 손짓하고 있다.
넓은 공간 나눠놓으면 쓰임새도 ‘각양각색’
최근 경기불황과 수명의 연장으로 ‘노후대비’가 직장인들의 관심키워드로 떠오르며 소액투자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내 집 마련도 버거운 최근 경기상황에서 따로 목돈을 들여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살면서 월세도 받는’ 일석이조 상품인 ‘부분임대형’ 설계가 새롭게 각광받을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분임대형 설계가 적용되며 대형아파트의 수요층이 보다 다양화되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선택 시 인근의 배후수요가 풍부한지, 임대료 수준은 어느정도인지 등을 반드시 따져봐야 된다”고 조언한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중인 ‘용두 롯데캐슬 리치’의 경우 대형주택형인 전용 114㎡B형에 ‘부분임대형 설계’를 도입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용 114㎡B형의 경우, 84㎡와 30㎡는 별도의 현관과 욕실을 설치한 독립된 가구로 설계돼 본 아파트에 바로 원룸이 붙어있는 형태다.
또한 이 주택형의 계약자들에게 1년 동안 85만원의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임대수익 보장제’를 실시, 수요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6월 분양한 ‘위례 힐스테이트’는 입주자들이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무려 45가지 평면을 선보이면서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1순위에서만 11.03대 1, 총 6399명이 청약 접수해 위례신도시에서 청약접수자가 두번째로 많았을 정도다.
이달 중 위례 힐스테이트에 이은 후속물량이자 위례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트랜짓몰과 인접해 짓는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도 대형으로만 구성돼 다양한 평면으로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SK건설이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인천 SK Sky VIEW’는 전용 127㎡A타입 9가구에 단지 앞 인하대학교 대학생 수요를 겨냥한 ‘부분임대형 설계’를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현관문에서부터 주방, 화장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 게스트하우스 및 원룸 등 임대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이 타입은 중대형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리에 순위 내 청약 마감됐다.
넓은 만큼 더 주고, 더 고급화시키는 ‘노블마케팅’
꼭대기 층 대형아파트로 인식되는 펜트하우스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경기상황과는 상관없이 항상 ‘그들’만의 수요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해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기존에 자금여력이 부족했던 수요층도 입성기회가 넓어져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인천 송도에 분양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대형평형이 고전하는 시장상황에서도 중소형이 아닌 53층 이상에 위치한 대형평형(전용면적129㎡, 136㎡, 210㎡) 타입을 6개월 만에 전량 계약됐다.
특히 최상층에 조성된 전용 210㎡의 펜트하우스는 센트럴파크, 서해, 도심 등 트리플 조망권을 갖추며 고급화 시켜 인기가 높았다고 현장관계자는 전한다.
경기도 파주에 분양중인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역시 59~126㎡로 공급된 주택형 중 운정호수공원 조망권으로 대형아파트의 계약률이 높은 사례다.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 A3-9블록에 분양한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는 최상층 9가구(전용 113㎡)를 펜트하우스로 공급해 1,2순위에서 163대 1이란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례신도시에 입성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대부분 강남권 50~60대 자산가들로 타 지역에 비해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높다는 점을 파악해 최상층에 펜트하우스를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는게 대우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와 동시에 분양한 A2-9블록의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 가구가 대형아파트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수요자들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서비스공간으로 가구별 창고를 설계했다.
계절별 활용도가 적은 물건이나 최근 캠핑, 자전거 등 레저 문화 확산으로 부피가 큰 생활용품이나 레저용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모든 세대에 지하창고를 제공한다.
이달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분양을 앞둔 롯데건설의 ‘사직 롯데캐슬 더클래식’은 대형아파트 비율이 일반분양 분 중 15%가량을 차지한다. 8개동 중 남서쪽의 한 동 전체가 대형으로 구성되는데 이 동은 사직종합
또 대형주택형에 조성되는 워크인드레스룸에는 기본형과 고급형, 멀티수납형 중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레이아웃 선택제를 도입해 획일화 된 아파트에 개성을 더했다.
대형주택형 일부에는 현관창고장 또는 주방장식장을 제공하는 등 넓은 공간에 대한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매경닷컴 조성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