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세종시 2-2생활권 설계공모 심사 결과를 발표 후 어눌한 심사주관으로 홍역을 치른 LH 세종본부가, 이번에는 심사 당일 심사위원들(7인)이 2번의 휴식을 가진 뒤 비공개로 진행된 투표에서 선정업체가 뒤바뀌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P2구역 설계공모에 참여한 중견업체 J건설은 대형건설사 H사와 P사 컨소시엄과 경합해 중간과정까지 근소한 차이로 앞서 나가다 비공개 투표에서 탈락했다는 것.
건설사가 참관한 가운데 진행된 심사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었다는 J건설 관계자는 “그날 녹화한 동영상을 수차례 확인했는데 분명히 심사위원 7명중 4명의 지지를 얻어 앞서고 있었다”며, “하지만 비공개 투표 후 3:4로 결과가 바뀌었다”고 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공모를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고생한 게 물거품이 됐다”며 “비용도 문제지만 심사위원들의 주관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공개심사 전 기술심사 또한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 가지 예로 세종시는 공모전에 P2공모 단위의 M3블럭은 몇 달 전 시행한 M2블럭의 주출입구의 위치를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당선안은 이를 무시하고 주출입구를 2개소로 분리 계획했다. 세종시 말대로라면 당선안은 무용지물이 되는 셈. 출입구의 위치를 맞추고, 배치와 가로계획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선안의 배치 중 일부 주동은 남쪽건물이 28층 북쪽건물이 10층임에도 충분한 거리를 이격하지 않고 배치하는 등 특별계획구역이라는 법적테두리를 자의적 해석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쟁 중 탈락한 한 업체는 공모안에서 세대수 140여 세대를 줄여 단지를 쾌적하게 계획하고, 용적률 10%를 줄여 영업이익까지 포기했는데도 심사위원들은 이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LH는 26일 2-2생활권 설계 공모 참여업체 간
업계 관계자는 “LH의 간담회는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꼴’”이라며 “발주처의 공정한 심사가 담보되지 않는 한 절대 뿌리 뽑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