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시료 극미량 1㎍(1/1000 mg)으로 100~300여개의 단백질 표지자를 한번에 정량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한 번의 피 검사로 수십 개의 암을 밝혀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김영수 교수, KIST 이철주 박사 공동연구팀은 질량분석기의 다중반응검지법(Multiple Reaction Monitoring.MRM)을 이용해 유방암 세포 시료 극미량 1㎍(1/1000 mg)으로 319개 단백질 표지자의 절대 정량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원의 지원으로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소 아마다 파오울로비치 박사, 하버드.MIT 보로드 연구소 스티븐 카 박사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우리 몸의 세포 형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는 유전자와 단백질이다. 현재 유전체 정보는 기술 발전으로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단백질체 정량(특정 단백질 양(농도) 측정) 분석은 속도 및 규모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암은 증식과정에서 고유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혈액을 뽑아서 암세포가 분비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 종양표지자 검사다. 그 동안 정확한 암 검진을 하려면 CT, MRI, PET 등 각종 영상검사를 한다. 이러한 검사는 고비용, 방사선 노출의 위험으로 매달 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종양표지자 검사는 저렴한 비용에 정기적으로 암 유무를 검사할 수 있다.
현재 종양표지자 검사는 암 세포가 분비한 단백질(항원)과 항체 반응으로 농도를 측정한다. 종양표지자 마다 새로운 항체 분석법을 개발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같은 검사를 해도 각 분석실험실마다 단백질 분석 편차가 있어서 표준화된 동일한 값을 얻기 어렵다. 이러한 고민에서 개발된 것이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다중반응검지법이다.
다중반응검지법 원리는 다음과 같다. 한 방울의 혈액에 100개의 단백질 표지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특정 단백질을 화학적 전처리하여 단백질 단편으로 만든 후 전자 스캔으로 질량(Q1)을 측정한다. 같은 단백질 단편을 분쇄하여 단백질 파편으로 만든 후 전자 스캔으로 질량(Q3)을 측정한다. 각 단백질은 지문과 같은 고유의 Q1/ Q3 질량 값이 있다. 연구팀은 100개 단백질의 고유의 Q1/ Q3 값을 질량분석기에 미리 입력한다.
그 후 혈액을 질량분석기에 넣고 msec(1000 분의 1초) 단위로 혈액 속 단백질 입자들을 스캔하여 질량을 분석하고, 결과 값과 미리 입력한 단백질 고유의 Q1/Q3값과 대조한다. A단백질의 Q1/Q3값이 400/200이라고 하자. 혈액 내 단백질 입자들 중 Q1/Q3값이 400/200인 것이 20개가 있으면, A 단백질이 20개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30개의 유방암 세포주를 화학적 전처리 후에 발생한 319개의 단백질 단편 시료중 162개를 한국 서울(Seoul)팀, 미국 서부 시애틀(Seattle)팀, 미국 동부 보스턴(Boston)팀으로 이송하여 동일한 질량분석기와 기술로 단백질을 정량하였다. 그 결과, 각 3팀 간의 162개 평균 분석치의 변화는 0.2% 이내였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질량분석기와 검사법을 따르면 동일한 단백질 정량 값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즉 국제적으로 대규모 단백질체에 대한 절대 정량 분석 기술이 가능해져 대량 단백질 표지자의 절대 분석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어떤 단백질이 암 표지자인지 밝혀지면, 한 번의 피 검사로 여러 수십 개의 암을 밝혀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영수 교수는 "대규모 단백질 표지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메서즈(Nature Methods.인용지수 23) 12월 온라인 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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