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계사년, 안녕? 갑오년.”
2013년 계사년(癸巳年)을 여는 33번의 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밑이다. 연말이 되면 항상 나오는 말 중 하나가 다사다난인데 올해 역시 개인적으로나 나라 전체를 아울러 봐도 여러 일들이 많은 한 해로 기억될 이들 많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다지고 또 추스르면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해넘이와 해맞이를 해보는 것이 아닐까.
지평선이나 수평선 끝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는 여행은 분명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코레일공항철도의 도움을 받아 철도를 이용해 해넘이와 해맞이하기에 좋은 여행지를 살펴봤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 일대가 가장 가까운 일몰 여행지로 꼽힌다”며 “특히 공항철도 용유임시역이 있는 거잠포는 일몰뿐 아니라 신년 해맞이 여행객이 많이 찾는 일출명소”라고 추천했다. 아울러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역을 운행하는 공항철도를 타면 교통체증 없이 서해 일몰 및 일출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많은 관심을 바랐다.
공항철도가 꼽은 일몰과 일출 여행에 적합한 명소 6곳을 소개한다.
◆ 해 뜨고 지는 포구 거잠포 = 거잠포는 공항철도 용유임시역 앞에 있는 작은 포구로 앞 바다에 특이하게 생긴 매랑도와 사렴도 등 두 개의 무인도가 색다른 풍광을 안겨준다. 이곳은 일몰뿐 아니라 일출이 아름다워 ‘해 뜨고 지는 포구’로 유명하다.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겨 일명 ‘샤크섬’으로 불리는 매랑도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은 한 폭의 그림 같다고 관계자는 귀띔하기도.
공항철도는 새해 1월 1일 거잠포 해돋이 시간에 맞춰 해맞이 열차를 운행한다. 오전 6시 1분과 오전 6시 10분에 서울역을 출발하는 일반열차로 종착역인 인천공항역을 거쳐 용유임시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2014년 새해 거잠포의 일출 예정시각은 오전 7시 48분으로 예고됐다. 귀가열차는 해맞이 감상 후 오전 8시 31분, 오전 9시 21분에 각 서울역으로 출발한다.
◆ 국토의 정서쪽에 있는 일몰 명소 정서진 =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국토의 정서쪽에 있어 정서진이라 불리는 이곳은 영종대교 인근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 위치해 있다. 정서진은 영종도 주변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 잘 조망되어 일몰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약돌을 형상화한 조형물 노을종 속으로 지는 해넘이가 압권으로, 해넘이 시간에 맞춰 감미로운 음악이 노을종에서 흘러나와 운치를 더한다.
이곳 정서진에서 계사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4시 40분부터 8시 20분까지 ‘정서진 해넘이 및 불꽃축제’가 열린다. 풍물패와 대북공연을 시작으로 해넘이 카운트다운, 풍등 올리기, 노을종 퍼포먼스, 뮤직불꽃쇼 등이 펼쳐지며, 해넘이 축하공연이 MBC특별 공개방송 녹화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정서진에 가려면 공항철도 검암역 앞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77-1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행사 당일에는 오후 3시부터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행사장까지 20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또한 정서진에는 퇴역한 해양경비함 1002함을 리모델링해서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어 무료 개방하고 있는 함상공원과 주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라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다.
◆ 아름다운 낙조의 성지 을왕리 해변 = 을왕리는 영종도 해변에서 가장 인파가 몰리는 곳으로, 1.5km 길이의 해변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변산, 꽃지 해변에 견줄 만큼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주변에 대형리조트와 카페 등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해변 왼쪽 끝에 갯바위 해안이 있어 일몰을 기다리며 오붓하게 산책하기에 좋다.
◆ 광활한 갯벌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마시안 해변 = 공항철도 용유임시역 및 내년 3월 개통예정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용유역 앞에 있는 마시란 해변은 길이가 3㎞에 달한다. 썰물 때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는데, 갯벌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일몰이 장관이다. 해변 인근에 일출명소인 거잠포가 있어 해넘이를 마시안에서 보고, 다음날 새벽 일출을 거잠포에서 감상하는 사람도 많다.
◆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선녀바위 해변 = 선녀바위 해변은 아담한 동산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해변으로 나눠져 있는데, 기암과 갯바위가 많아 마치 동해안처럼 느껴진다. 해변 왼쪽 태평암에 얽힌 전설로 인해 선녀바위 해변으로 불린다. 기도하는 여인 형상의 선녀바위 주변으로 떨어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갯바위와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워 드라마 ‘꽃보다 남자’ ‘야왕’, 영화 ‘고령화 가족’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촬영지로 등장했다.
◆ 황금빛 낙조가 일품인 무의도 하나개 해변 = 섬의 남서쪽에 있는 하나개 해변은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으로 유명해졌으며, ‘칼잡이 오수정’ 해변 세트장도 함께 보존돼 있다. 1km에 달하는 해변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낙조는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로 드라마 ‘돈의 화신’에서 노을이 지는 해변 풍광이 소개됐다. 해변에는 특별한 체험거리인 ‘씨 스카이월드’가 있어 높이 25m의 철탑 정상에서 400m로 이어진 줄을 타고 해변 위를 새처럼 날아볼 수 있다.
한편 무의도는 해발 246m의 호룡곡산이 일출과 일몰 포인트로 유명한데, 무의도 해운은 2014년 1월 1일 해맞이 산행을 위해 오전 6시 30분에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행 첫 배를 운행한다. 이곳의 일출 예정시간은 오전 7시 50분이다.
■ 일몰명소 가는 길은?
영종도 일대 해변은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