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해 오는 4월 1일 새로운 법인으로 출범한다.
16일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1대 0.18이다.
합병으로 두 회사는 연 매출 5조원, 자산 4조원 규모의 대형 건설사로 재탄생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1위, 매출 규모로는 8위권이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덩치가 더 큰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가치가 더 높은 점을 감안해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엠코는 자동차, 제철 등 그룹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2002년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58위인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건설업계는 합병법인이 현대차그룹의 지원에 힙임어 외형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엠코는 도로, 항만, 주택 등 토목.건축 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84%를 차지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 전력 등 플랜트 설계와 시공에 중점을 두고 있어 중복 분야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현대차그룹 건설사업 성장전략의 일환"이라며 "합병법인은 앞으로 공종별 전문화와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플랜트 턴키공사(EPC) 수주 경쟁력을 높여 2025년까지 수주 22조원,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세계 10대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익성 높은 석유화학 및 해양굴착 분야 플랜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플랜트, 건축, 주택, 토목 등 다양한 공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며 "엔지니어링의 설계역량과 엠코의 시공역량을 더해 국내외 턴키공사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법인의 이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두 회사 이름 중 하나를 사용할지, 새로운 이름을 사용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남은 기간
한편 오는 4월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현대건설이 합병회사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지분율 25.06%)인 정의선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0% 가량을 보유한 2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