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전도성.유연성.내구성 등이 다른 물질보다 탁월해 휘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래핀은 생산공정이 복잡하고 대량생산이 어려워 아직 상용화되고 있지는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의 조한익 박사팀은 20일 나석인 전북대 교수와 김병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팀과 함께 기존 그래핀 제조공정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면서 특성은 그대로인 탄소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플라스틱 원료를 이용해 그래핀과 유사한 구조와 특성을 가진 탄소나노시트를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이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권위지인 영국왕립화학회지 '나노스케일'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동안 대 면적의 그래핀 제작에 사용되는 방법인 '화학적 기상 증착법'은 금속을 촉매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래핀 제작 후에는 사용한 금속을 제거해야 하고 제작한 그래핀을 태양전지 등 다른 기판으로 옮기는 후공정(전사공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주름이나 균열 등 결함이 생겨 그래핀이 가진 특성을 살리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판 위에 고분자 플라스틱 용액을 코팅시켜 열처리를 가하는 2단계 공정으로 탄소나노시트를 개발했다. 기존 그래핀 제작 공정이 8단계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단순해진 것이다. 게다가 별도의 후처리공정 없이 태양전지 등으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새 공정은 대량 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금속 기판을 제거하고 생성된 그래핀을 다시 이동하는 등 기존 그래핀 제조공정에서 결함을 유발하는 작업이 제거돼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조한익 KIST 박사는 "새 방법은 이미 상용화된 탄소섬유의 제조공정을 이차원 탄소소재 합성에 응용한 것"이라며 "이미 공정이 구축된 방법인 만큼 투명하고 전도성을 갖는 이차원 탄소소재의 상업화에 쉽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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