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④ 인간처럼 인식하는 센서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1세대격인 옴니아(Omnia)는 출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볼 수도 있고 게임과 각종 문서 정리까지 가능했던 어찌 보면 만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옴니아에겐 감추고 싶은 큰 결함(?)이 있었다. 바로 터치 센서 오류. 최근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정전식이 아닌 감압식(압력) 터치 센서로 동작을 인식하다 보니 인식률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센서 방식을 교체했고 이를 적용한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해 애플 아이폰의 뒤를 추격,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까지 꿰찼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센서 기능 문제를 좌시했다면 어찌됐을까. 아마 스마트폰 시장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의 무대가 됐을 것이다.
센서(Sensor)는 인간의 오감(五感: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대신해 대상의 물리 에너지를 정량적으로 계측해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정보탐지 장치를 말한다.
센서를 인간의 오감과 비교해서 분류하면 빛, 음향, 자기, 습도, 압력, 가스, 습도 등의 센서가 있다. 이들 중에서 빛, 음향, 자기, 압력 등의 센서는 '물리량'을 검지하는 센서이다. 가스나 습도를 검지하는 센서는 말하자면 '화학량'을 검지하는 센서이고, 후각과 미각에 대응된다.
센서를 이용한 것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나 센서라는 직접적인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랜스듀서(변환기, Transducer), 디텍터(탐지기, Detector)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다가 1960년대 공업용 로봇이 생기면서 센서란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 가속도·CMOS·자이로스코프 등 다양한 센서 등장
우리 주변에는 정말 다양한 센서가 존재한다.
현관문 자동등의 적외선 센서부터 TV·가전제품 리모콘 센서, 로봇 청소기의 초음파센서, 화재감지기의 가스센서까지.
스마트폰 하나만 뜯어 봐도 다양한 센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채택되는 센서는 카메라 모듈의 CMOS 센서, 마이크와 스피커 센서,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 압력 센서, 온도 센서, 고도 센서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이 멤스(MEMS,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다. 멤스는 기계 부품, 센서, 액츄에이터, 전자 회로를 하나의 실리콘 기판 위에 집적화 한 장치를 말한다.
멤스 센서는 사용 용도가 다양하다. 각종 게임기, 가전제품, 카메라 및 비디오 캠코더 등 모든 기기들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멤스 센서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110억 달러 수준이다. 이후 2017년까지 연평균 1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포함한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며 특히 두 가지 이상의 센서가 결합된 콤보센서 시장은 연평균 53.4%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멤스 센서 최대 생산 업체는 ST마이크로(STMicroelectronics), 2위는 로보트 보쉬(Robert Bosch)이며 HP나 미국의 놀스(Knowles Acoustics)가 4~5위권을 기록 중이다.
◆ 센서 시장 중요한 산업…적극적 육성 필요
2012년 기준 멤스 센서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 수준에 불과하다. 전 세계 IT 하드웨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센서는 성장성 및 수익성을 고려하면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산업이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향후 IT 하드웨어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센서 사업은 필수적"이라며 "센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자동차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센서를 사용하는 전방 산업 측면에서 유리한 상태이므로 향후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합 부품회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관심이 크다"며 "멤스 자이로센서를 개발 완료한 티엘아이, 스마트폰용 센서 모듈 성장이 기대되는 파트론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압력 센서와 온도 센서도 개발 중이다. 멤스 마이크로폰과 지문 인식 모듈도 개발 완료된 상태다.
[최익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