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지난 2011년 12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벗어난 지 2년여 만에 다시 워크아웃 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팬택은 25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히며, 자금난 등 팬택의 유동성 문제를 풀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팬택은 삼성전자와 LG전자·애플 등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둬왔지만 자금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창업주인 박병엽 당시 부회장이 직접 투자유치에 나서면서 지난해 퀄컴으로부터 2300만 달러(약 245억원),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지만 스마트폰의 연구개발(R&D) 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천문학적인 숫자라 팬택은 이를 다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었다.
급기야 박 전 부회장은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9월 회사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둔 채 자리에서 물러났고, 당시 팬택은 전 직원의 3분의1인 800명에 대해 6개월 무급휴직과 해외사업의 정리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계속해 왔다.
특히 이번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은 자체 판단이라기보다는 채권단 쪽에서 사실상 워크아웃을 신청하라는 '사인'을 보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20일에 "팬택은 많은 적자를 기록 중이고 현재 상태로는 금융기관이 자금을 더 지원하기 어렵다"며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으면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추가 자금지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즉 채권단이 오히려 팬택의 유동성 등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한다는 '신호'를 준 셈이 된다.
만약 채권단이 팬택이라는 회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봤다면 워크아웃 신청이 아닌 회사를 처분하는 쪽으로 유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택은 앞선 1차 워크아웃 직후인 2007년 3분기부터 워크아웃 졸업 직후인 2012년 2분기까지 2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좋은 실적을
최근 팬택은 실적부진 속에서도 애플과 삼성전자에 앞서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폰 혁신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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