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선 애슐리제이 대표는 좋은 옷은 아이에게 입혔을 때 먼저 알아본다고 말했다. |
아이가 태어나자 예쁘고 스타일 사는 옷을 입히고 싶어 해외구매대행에 눈을 뜬 엄마는 해외에서 배송되어 오는 옷 조차 그대로 입히지 않았다. 다시 뜯고 바느질해 원하는 스타일대로 고쳐 입히는 것이 일상이 됐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옷은 주변 엄마들에게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북유럽 스타일의 유아동복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문몰 ‘애슐리제이’ 김민선(37) 대표의 이야기다.
의류 쇼핑몰에서 7년 간 근무한 김 대표는 또 다른 쇼핑몰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하던 친동생과 함께 의기투합해 지난 2011년 카페24를 통해 애슐리제이의 문을 열었다. 애슐리제이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입을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의 유아동 의류 전문몰로 신발, 모자, 기타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김민선 대표는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법은 ‘아이’에세 있다고 단언한다.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엄마와 아이 모두가 만족하는 옷’, 즉 둘이 타협할 수 있는 옷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의 옷은 엄마 스타일대로 고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예쁘기만 하고 불편한 옷은 아이들이 입기를 거부한다. 김 대표는 실제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애슐리제이를 운영하며 이런 싸움을 숱하게 경험하고 봐왔다고 고백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좋아할 만한 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해요. 사진으로 보기엔 별로 예쁘지 않은데 아이들이 입으면 벗기 싫어할 정도로 좋아하는 옷들이 있거든요. 배기 팬츠, 점프 수트와 같은 유럽스타일의 옷들이에요. 북유럽 스타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죠.”
북유럽 스타일은 다소 중성적인 느낌에 차콜, 네이비, 회색 등 어두운 계열의 색이 주를 이룬다. 애슐리제이는 여기에 포인트 컬러나 액세서리로 느낌을 살려준다.
애슐리제이는 재구매율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대중성도 가미해 가고 있다. 좀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김 대표는 “변화를 구상하기에 가장 좋은 현장은 아이들이 많은 곳이었다”며 “놀이터, 놀이공원, 키즈카페 등을 매일 들러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은 어떤 건지, 엄마들이 선호하는 업체는 어디인지, 어떤 스타일인지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침 저녁으로 도매 시장을 둘러보며 트렌드도 파악했다.
“저희 샵의 상품들은 기존의 유아동복 같지 않게 모던하고 어두운 계열의 색이 많다보니 엄마들이 첫 구매를 꺼려 하더라고요. 아이들도 엄마도 만족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는데 그런 부분 때문에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다소 중성적인 느낌의 유럽 스타일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색상을 밝고 조금은 여성스럽게 하는 것으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유아동복은 아이가 입을 것이기에 고객들이 더욱 예민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김 대표는 반드시 모든 제품을 모델이나 딸에게 직접 입혀보고 판매한다. 아이들에게 의견을 듣고, 세탁을 해 틀어짐이나 줄어드는 현상은 없는지 살펴본다.
그녀는 “어떤 옷은 세탁을 하면 조금 줄어들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 장점이 있어 아쉬운 것들이 있다”며 “그런 경우 줄어든다는 사실과 그렇지만 판매를 결정한 이유를 솔직히 이야기 한다. 이런 점들이 더 신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한다. 오프라인용과 온라인용 제품이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다.
“촉감, 원단 모두 좋은데 소위 ‘사진빨’이 안받아서 반응이 없는 아까운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이런 옷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애슐리제이만의 자체 제작 상품도 구상 중입니다. 함께 선보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미니 인터뷰>
▲ ‘엄마 프리미엄’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던데.
그렇다.(웃음) 내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 개인 시간을 갖기가 힘들더라.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을 위해 짧은 시간 내 구매가 가능하도록 세트 상품, 스타일링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모바일 사이트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점심 시간에 특히 방문자가 몰린다.
유아동복은 재미있게도 유치원 일정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운동회 때는 빨간색과 파란색 티셔츠, 학예회 때는 청바지 또는 흰 타이즈가 필수품이다. 3월 입학시즌엔 우비와 장화를 가져오라고 한다. 생각보다 원색 티셔츠를 파는 곳을 찾기 쉽지 않고, 3월에 우비를 판매하는 곳도 없다. 애슐리제이는 1년 내내 이런 상품들을 판매한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본 경험을 통해 준비하게 된 아이템이다.
▲ 모델 컷이 자연스럽다.
애슐리제이는 전문 모델을 세우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반응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모델의 경우 학습이 돼 있기 때문에 어른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버틴다.
모델들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판매를 하지 않기로 한 제품도 있다. 아이들 행동에서 모두 나타난다. 단순히 오래 견디고 못 견디고의 문제가 아니다. 불편한 옷은 아이들이 촬영하는 내내 벗고 싶어하고 짜증스러워 한다.
▲ 해외진출도 생각하고 있나.
호주, 뉴질랜드, 미국 고객들을 타깃으로 영문 쇼핑몰 개설을 생각 중이다. 요새
호주 같은 경우 계절이 정 반대이다 보니 갑자기 다른 계절 옷이 필요할 경우 자국 내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더라. 우리나라처럼 온라인 쇼핑몰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외 고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