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위암 수술이 조기 위암 뿐만 아니라 모든 병기의 위암에서도 종양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암 복강경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5년이상 장기 추적 조사해 입증한 첫 연구결과다.
분당서울대병원 김형호 교수, 아주대병원 한상욱 교수는 1998년 4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위암 치료를 위해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 2976명(복강경 위 절제술 1477명, 개복수술 1499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장기성적을 위암 병기별(1A~3C)로 분석한 결과, 병기에 관계없이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이 동일한 생존율을 보임을 확인했다. 수술합병증 및 사망률 또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환자에게 복강경 수술이 흔히 시행되고 있지만 그 동안 장기 생존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이 연구는 세계 복강경 위암 수술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에서 많은 기관이 참여해 모든 병기의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이 종양학적으로 안전함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김형호 교수는 "세계적으로 많은 의사들이 복강경 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장기성적에 대해서는 믿을만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며 "한국에서 복강경 위암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세계 의료계의 관심을 받았고, 장기 생존율에 차이가 없음을 입증함에 따라 복강경 위암 수술이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암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배를 열지 않고도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복강경 수술의 도입은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개복 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월등히 작아 출혈이나 합병증이 위험이 적은데다, 미용적 측면에서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강경 수술이 위암 표준 수술법인 개복 수술의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전문의마다 안전성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개복 수술은 오랜 역사로 그 동안 많은 연구들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복강경 수술은 그런 장기 연구 결과가 부족
이번 연구는 임상 암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이어 '네이처 임상 종양 리뷰지 (Nat Rev Clin Oncol)'에서도 리서치 하이라이트로 조명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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