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③ 유통 '공룡들' 소셜커머스 진출…소셜 3사 경쟁력은?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는 올해 소셜커머스 업체 팬시(Fancy)와 손잡고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광고 수입만으로는 수익성을 보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신사업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유통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기업은 트위터만이 아니다. 국내에도 여러 기업들이 소셜커머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했으며 구체적인 행보에 나선 상황. 소비자들의 관심이 온라인 쇼핑으로 쏠리자 시장은 쿠팡, 티몬, 위메프의 '삼국지'가 아닌 '춘추전국시대'로 확대되고 있다.
내수 침체에 발목을 잡힌 대형 유통 회사들은 온라인 유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CJ오클락을 통해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CJ는 물론, 현대도 클릭H를 열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도 위메프 인수설 등이 제기됐고 내부적으로 테스크포스(TF)팀을 마련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유통 '공룡'이라고 불리는 대기업들이 온라인 쇼핑 채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소비 채널들의 성장이 둔화돼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기 때문.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각각 3.9%와 2.7%씩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은 한국은행이 올해 제시한 GDP성장률 3.8%를 소폭 웃돌았지만 대형마트는 크게 밑돈 수준이다. 반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올해 10.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소셜커머스, 오픈마켓의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상품기획자(MD) 등 전문가가 디자인, 품질 등을 기준으로 제품을 골라 고객에게 추천, 판매하는 서비스다.
이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대중화되면서 간단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큐레이션 커머스가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픈마켓이 최근 소셜커머스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같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유통 '공룡들' 소셜커머스 진출 성적표는?
웅진, 효성, 애경, KT, 동양, 신세계, 롯데.
이들 기업은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고배를 마셨다는 공통점이 있다. 막강한 유통망과 자본력, 이미 확보한 다수 고객을 기반 삼아 신사업을 꾸렸지만 2010년에서 2013년까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모두 사업을 접었다.
KT가 내놓았던 '하이제임스'는 동양에 매각되며 재도약을 꿈꿨지만 티몬, 쿠팡, 위메프의 점유율을 흔들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효성의 '소셜비'도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시작 2년만에 사업을 정리했다. 롯데가 추진했던 '엔젤프라이스닷컴'은 사업 준비 과정에서 대표의 사기 혐의가 드러나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무산된 바 있다.
CJ오쇼핑의 소셜커머스 브랜드 CJ오클락이 그나마 업계 4위를 지키고 있지만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상위 3업체의 점유율이 약 90%를 차지하는 가운데 뚜렷한 실적은 내놓지 못했다. CJ오쇼핑 인터넷판매사업부의 매출액은 지난해 9월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1079억 기록했다. 소셜커머스 3사가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연달아 달성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소셜커머스 3사가 승기를 잡은 것은 대기업에 비해 덩치가 작아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업체들은 가볍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트랜드에 민감한 온라인 유통에 잘 적응했다"고 분석하면서 "이미 3사가 대규모 마케팅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 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기업일지라도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는 문제…풀어야 할 숙제
다만 소셜 3사가 위조품 판매나 개인정보 유출 등 내부 관리에 계속 소홀할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져 대기업에게 잠식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티몬은 지난 7일 지난 2011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뒤늦게 사과를 하고 나섰다. 해킹으로 회원의 이름, 아이디, 생년월일, 전화번호와 함께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와 패스워드도 빠져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질의와 회원들 정보 유출에 따른 관련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이틀 뒤에서야 발표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보 유출 사실을 바로 알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확인 절차 등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혼선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겨울용 신발 '어그'의 위조품 판매 의혹도 제기돼 현재 그 여부가 진행중이다.
소셜커머스 3사는 이뿐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어그 부츠를 포함 3차례 위조품 판매 사실이 적발됐다. 쿠팡, 티몬, 위메프, 그루폰코리아는 일본 아루티사가 생산한 세안 도구 판매하며 정품이라고 거짓 광고해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와 함께 2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또 쿠팡은 인조가죽가방을 판매하면서 천연소가족으로 허위 광고한 점이 드러나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각 회사는 판매자가 제시한 증명서를 믿었을 뿐이라며 110% 보상 등 약속한 사후 처리는 모두 완료했다는 해명만 반복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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