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5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명실공히 반도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일본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이 5년 만에 한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유지되는 반면 한국은 광.개별소자 점유율이 사상 첫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양국 반도체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지난해 한국 반도체가 사상 최초로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1월 잠정치를 기준으로 한국 반도체가 일본을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산업부의 발표는 확정치다.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생산액은 515억달러로 점유율 16.2%를 기록했다. 446억달러, 14.7%였던 2012년보다 늘어났다. 반면 작년 일본은 434억달러어치의 반도체를 생산해 점유율이 13.7%를 기록했다. 재작년 일본의 반도체 생산액은 528억달러로 점유율이 17.5%였지만 하락한 것이다. 작년 미국의 반도체 생산액과 점유율은 1666만달러, 52.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중에서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작년 한국 점유율은 52.4%로 글로벌 1위 위상을 11년째 지켜나갔다. 시스템반도체는 5.8%, 광.개별소자는 10.4%였다.
반면 일본은 메모리반도체가 2011년 19.7%로 10%대로 주저앉은 뒤 작년 13.4%로 폭락했고 시스템반도체도 8.6%로 사상 첫 하자릿수로 낮아졌다. 광.개별소자도 31.5%로 5년 연속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을 제친 건 2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1989년 4메가짜리 D램을 상용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발을 들였다. 1988년 세계시장 점유율이 51%로 전세계의 절반을 넘던 일본의 아성은 이제 한국보다 추락했다.
김정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일본은 메모리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모바일용 반도체 등 신시장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20대 반도체 기업 중 일본 기업수도 2009년 6개에서 매년 1개씩 줄어 작년에는 3개에 불과했다. 2012년 3월 엘피다는 파산했고, 후지쯔와 파나소닉은 5000명을 감축키도 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약진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메모리반도체 편식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50%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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