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진의 최고다] (주)에릭스 도자기 이오훈 대표, 성공비결은? '역시!'
CEO(최고 경영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CEO들은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냉혈한 모습을 보일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에서 만난 CEO들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반대로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호탕한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에서는 CEO들의 일상을 리얼리티로 보여줌으로써 성공 뒤에 감쳐져 있는 그들의 희로애락을 보여줍니다. 또한 CEO들이 최고 경영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다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CEO들의 이야기!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좋은 뚝배기에 음식을 조리해 먹으면 건강도 좋아진다고 말하는 CEO가 있습니다. ㈜에릭스 도자기의 이오훈 대표입니다. 그는 우리 몸에 이로운 원적외선을 이용한 ‘내열자기’를 개발해 내 도자기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도자기보다 2~3배 이상 강한 강화자기를 개발해 한국 도자기의 품질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가 새로운 자기를 개발해내고 세상에 내놓기까지 어떠한 노력이 있었을까요?
-아 래-
Q. 도자기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언제부터 입니까?
원래 저는 시장에서 옷 장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옷이라는 것은 도무지 시장에서 간단히 팔 수 없는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맞는 사이즈가 없고, 사이즈가 맞으면 예쁜 디자인이 없어 각각의 손님들이 원하는 옷을 팔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절이 바뀌고 유행이 바뀌면서 옷을 제때에 팔지 못하면 그것을 처리하는 일도 고역이었습니다. 재고 걱정 없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팔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시장 노점에서 생활자기 그릇들이 불티나게 판매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릇이라면 계절에 상관없이 사용하는 물건이고 사이즈를 따지지 않고 사는 것이니 장사를 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적어보였습니다. 그래서 1988년, 전주 중앙시장 한켠에서 도자기 그릇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그게 저와 도자기와의 첫 인연이었죠.
Q. 장사 수완은 어땠나요?
시장 노점 장사다보니 손님들 대부분은 가정주부였습니다. 때문에 값비싼 그릇보다는 그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만한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도자기 생산의 본거지인 여주와 이천을 돌면서 각 공장에서 나온 2등품을 싼값에 공급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500원, 1000원하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대로 싸다는 장점 덕분인지 사람들은 쉽게 지갑을 열었습니다. 또한 제가 장사를 시작한 때는 88올림픽을 막 마친 후였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우리 그릇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던 때였죠. 가격도 저렴한데 전통자기 붐까지 일어나니 손님은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Q. 직접 도자기 그릇 생산에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손님이 많아지면서 인근 식당에도 그릇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단골손님이었던 식당 주인 한 명이 저한테 부탁을 하나 하더군요. 가벼우면서도 잘 깨지지 않는 그릇을 찾아달라고 말입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이었지만 식당 주인의 말도 이해가 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그릇들은 하나같이 무거우면서도 약해 살짝만 무언가에 부딪혀도 그릇 이빨이 쉽게 나가버리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 날 이후로 여주, 이천, 목포 등 도자기로 유명한 지역은 모두 돌아다니며 ‘튼튼한 그릇’ 찾기에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제가 원하는 그릇을 찾지 못했고 이럴 바에야 ‘차라리 내가 직접 가벼우면서 잘 깨지지 않는 그릇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Q. 난생 처음 하는 도자기 제조,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직접 도자기 그릇을 생산해보기로 마음먹은 후 여주 내에 있는 한 도자기 생산 공장에 OEM 생산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도자기 그릇 제작에 나섰습니다. 직접 물레에 반죽을 돌리며 다양한 모양과 두께를 가진 도자기를 빚고 그것을 뜨거운 가마에 구워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도자기들은 전에 있던 도자기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약해 쉽게 깨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수백 번, 수천 번 번번이 다른 모양으로 새로운 도자기를 구워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반복한 끝에서야 그는 새로운 도자기 성형 기법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자기 주둥이 부분을 바깥을 향해 말듯이 마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 부분은 약간 두텁게 처리하고 압력을 가해주었더니 그릇의 강도는 한결 단단해졌습니다.
Q. 대표님께서 개발한 그릇을 사용한 사람들의 반응은?
기존의 사용했던 약하디 약한 그릇들과 달리 강도가 강한 그릇이 탄생하니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인근 식당을 중심으로 납품했지만 점점 제가 만든 그릇이 튼튼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전국 각지의 식당에서 그릇을 납품해달라고 주문을 해왔습니다. 물량이 점점 많아지면서 국내 생산 공장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중국의 생산기지를 확보해 추가 생산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당시 제 나이 30대 중반에 불과했지만 월 5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며 젊은 사장으로서 승승장구 했습니다.
Q. (주)에릭스 도자기를 창업한 이유는?
당시 제가 만든 도자기 그릇이 큰 인기를 얻자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던 OEM공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그릇 인 양 인근 식당에 납품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공장에서는 제가 거래하고 있던 식당 업주들에게 접근해서 기존에 사는 가격보다 싼 가격을 제시해 영업망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물건을 공급받기 위해 식당에서는 저와의 거래를 끊었고 그러다보니 경제적인 손실도 불가피했습니다. 향후에도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제가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그릇을 생산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1999년 (주)에릭스 도자기를 창업해 자체 공장을 지어 직접 도자기 그릇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Q. 일반 도자기보다 2~3배 강한 강화자기를 개발하셨다고? 그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도자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지란 흙이나 광물 등과 같은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것들인데 단단하고 깨지지 않는 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지’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때문에 저는 좋은 ‘소지’ 만들어내기 위해 온갖 흙가루와 돌가루 등을 찾아다니며 연구에 나섰습니다. 고령토, 장석 등 도자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다양한 원료들을 구해 배합한 후, 도자기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반죽마다 성형과 굽기 과정을 거친 후 일일이 강도 측정을 하며 최적의 소지를 찾는데 몰두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8년이나 거친 후에야 일반 자기보다 2~3배 강한 강화자기를 개발해낼 수 있었습니다.
Q. 우리나라의 뚝배기를 활용해 전혀 색다른 제품으로 만드셨다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뚝배기는 워낙 저렴하고 흔해 빠져 사람들 인식 속에서 그리 중요한 ‘그릇’이라고 인식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뚝배기 속의 황토를 국물의 깊은 맛을 살려주고 각종 잡내를 없어주는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뚝배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뚝배기 개발에 나섰습니다. 바로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뚝배기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Q. 또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인데 그 과정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뚝배기를 개발하는 과정은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를 원적외선으로 바꾸어주는 동력체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각종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화철이 마이크로파와 만나면 원적외선을 방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산화철을 도자기에 덧대려 해도 반죽이 잘 되지 않거나 그릇 전체가 뜨거워져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원적외선 연구로 유명한 교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개발팀과 함께 밤을 지새며 각가지 실험과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예컨대 도자기 소재로 잘 쓰지 않던 광물을 섞은 소재를 사용해 고온에서 굽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실업을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1년간 노력한 결과 원적외선을 내뿜으면서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할 수 있는 뚝배기를 완성해낼 수 있었습니다.
Q. 강화자기와 내열자기로 도자기 시장에서 1인자로 거듭나신 대표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연구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 품질로서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강화자기와 내열자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강하고 튼튼한 도자기를 완성해내면서도 항상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만든 도자기를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 모두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만이 품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