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잔인한 5월을 맞고 있습니다.
5월이 대목인 꽃 도매상마저 문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고 식당은 손님이 뚝 끊겼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꽃 도매시장, 매년 5월은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 중 대목입니다.
어버이날에는 이미 도매시장에 꽃이 다 팔려야 하지만, 가게에는 꽃이 한가득 남아있습니다.
그나마 가격도 지난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꽃 도매상
- "망쳤어요. 망쳤어. 꽃이 이렇게 남을 수가 없어요. 이런 꽃은 한 단에 2만 원에 나갔어요. 그런데 5천 원, 4천 원 팔잖아요."
계속되는 불황에 정부의 화환 규제, 여기에 세월호 참사 여파로 꽃을 선물할 여유마저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꽃 가게 운영
- "(꽃을 사는 것 자체가) 호사스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유가족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출이 뚝 떨어졌어요."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한때 이곳 꽃 도매시장에는 상인들로 가득 찼었는데요. 경기불황으로 꽃 판매가 줄자 이처럼 빈 가게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132개에 달하던 판매대는 2년 사이에 절반이 줄어 현재 65개로 급감했습니다.
힘든 건 꽃 도매상뿐만이 아닙니다.
단체 회식이 많던 한 대형식당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식당 종업원
- "아무래도 회식이라는 게 없어져 버리니까. 눈치 보는 것 같아요. 목요일이면 오늘 같은 날에 회식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자영업자의 고통이 한층 심화하고 있습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부채는 늘고, 그러다 보니 최근 문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건우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영세 자영업 같은 경우 진입과 퇴출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통계로 포착되고 있고…."
특히 자영업을 시작한 50대 이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