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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헬스케어 진출…길은 열렸다
13일 이통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 진출은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 국내 통신사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데다 이미 과포화 상태인 국내 통신 시장에서 이통사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헬스케어 사업을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건강관리 서비스를 전략 분야로 핵심 기술의 자체적인 연구개발(R&D) 및 국내외 유망 벤처 기업과의 합작,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개발 ▲건강관리 서비스 ▲병의원 대상 스마트병원 솔루션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키로 결정하면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의 헬스케어그룹에서 체외 진단 분야 연구를, '헬스커넥트'에서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커넥트는 SK텔레콤과 서울대학교병원이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사로 지난 2012년 문을 열었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12월 국내 중소 진단·의료기기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SK텔레콤은 동반성장을 목표로 중소기업들과 신기술 개발 및 기술 상용화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을 포함해 서비스 기업인 랩지노믹스, 분자진단 시약 기업 제놀루션, 휴대용 분자진단 휴대용기기 기업 나노바이오시스, 현장검사(POCT) 면역진단 기업 바이오포커스 등이 참여했다. 차세대 체외진단 플랫폼을 비롯해 한국인의 특이 유전자 분석제품, 중국 시장 특화 제품 및 기기 등에서 공동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중국, 미국 등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 및 기술 수출 지원 등도 함께 해 수익 나누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체외 진단기기 개발업체인 나노엔텍과 티엔롱에 지분 투자를 함으로써 병원용 전문 진단기기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처음으로 나노엔텍의 지분을 인수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추가적인 지분 인수를 통해 나노엔텍의 지분 15%를 가졌다. 이어 지난 4월 전환사채(CB)전환을 통해 26%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점점 세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나노엔텍은 체외진단기기 분야가 사업의 핵심으로 SK텔레콤이 나노엔텍 지분인수를 통해 생명과학제품 및 체외진단기기의 사업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나노엔텍은 현 주력 모델인 생명과학 관련 장비를 비롯해 소형 진단기기 프렌드(FREND)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회사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지분 인수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12년에는 중국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티엔롱의 지분 참여로 현재 49%의 지분율을 갖고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티엔롱은 지난 1997년 서안교통대학의 교수와 연구진이 창업한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이다. 의료용 분자진단기기 및 시약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서안교통대학은 중국 서북지역의 최고 대학으로 손꼽힌다.
SK텔레콤 측은 티엔롱 등 헬스케어 업체의 지분 인수와 관련해 "SK텔레콤이 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지분 참여를 통해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 및 중장기 성장기반 강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특히 티엔롱의 경우 이를 통해 중국 헬스케어 시장 개척 역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ICT 전시회인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4'에서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하면서 헬스케어 사업 전방위 확장에 들어갔다.
◆IT업체, 헬스케어 사업 쏠림 현상…SK텔레콤의 승부수는?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헬스 애플리케이션과 헬스 킷을 공개했다. 해당 앱은 애플 운용프로그램 iOS 8의 일부로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모아 몸무게,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 등을 관리한다. 건강 상태 점검도 가능하다. 헬스 킷은 이를 관리·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삼성은 조금 더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플랫폼인 사미(SAMI)를 선보였다. 손목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인 심밴드도 공개됐다. 사미는 헬스 킷과 같은 건강정보 수집·관리 플랫폼으로 정보 분석이 가능하다. 심밴드는 센서 등을 통해 개인의 건강정보를 수집한다.
애플과 삼성 모두 외부 업체와 해당 기기의 연결성이 강조됐다. 애플은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삼성은 샌프란시스코 의대 및 벨기에 소재 바이오테크 연구소인 아이멕과 연구개발을 진행해 전문성 및 편의성을 높였다.
세계적인 전자 제조업체만 분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통신업체도 만반에 준비를 갖추고 헬스케어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KT는 지난해 헬스케어 전략 사업영역을 ▲병원정보화 ▲이헬스(e-health) ▲공공의료정보화로 정하고 연세의료원과 합작으로 세운 '후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스마트 병원 서비스인 유세브란스(u-severance)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당시 KT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을 통해 올해 505억원, 내년 776억원의 사업 확장을 자신한 바 있다.
황창규 KT 회장의 의지도 뜨겁다. 지난달 황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헬스케어를 포함한 5대 분야에서 통신과 이종 사업간 시너지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헬스케어에서는 유전체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이후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4에서도 5대 미래융합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유전체 공학(Bio Infomatics)과 ICT 기술을 융합하는 헬스케어 산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신임 회장의 포부란 점에서 KT가 헬스케어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는 데 시장은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이로써 헬스케어 사업이 이통사간 제2의 전쟁터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통신업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은 결국 기기 및 통신간 융합이 요구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사로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SK텔레콤이 아이리버에 대한 인수의향서 제출한 것 역시 통신-기기-헬스케어라는 삼각편대를 구축해 비통신사업에서의 저변 확대 및 요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부분이라 할 수 있는 통신 및 헬스케어 사업 분야를 이미 갖고 있는 SK텔레콤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를 장착할 하드웨어 즉,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 분야라는 주장이다. 이미 아이리버는 MP3 이외에도 태블릿PC, 자급제 스마트폰, 블랙박스, 피트니스 기기, 유아용 미디어 로봇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제조해온 만큼 SK텔레콤과 신개념 기기를 제작해 선보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또 과거 KT와 사업을 함께한 적이 있어 통신과의 사업 제휴에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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