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새로운 빵, 더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30여년, 제빵 외길 인생을 걸어온 CEO가 있습니다.
바로 ‘류재은 베이커리’의 류재은 대표입니다. 빵을 만드는 것은 생활이고 또 자신의 인생 자체라고 말하는 류재은 대표.
이제는 단순히 빵을 파는 것에 멈추지 않고 빵에 문화 더 해 판매하고 싶다고 그는 말합니다.
빵을 만듦에 있어 한계는 없다고 말하는 그를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Q. 제과제빵 세계에 발을 들이시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집이 가난해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20살의 나이에 연고도 없는 서울에 처음 와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제과점’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일하는 고되고 서러운 하루 일과였지만 어깨 넘어 빵 만드는 모습을 보며 늘 홀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습니다. 주말도, 낮과 밤도 따로 없을 정도였죠. 그런 노력하는 모습에 선배들은 감동했고 저의 능력을 더 키워주기 위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심지어 제과점 회장님께서는 제과기술학교나 유학을 보내주시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 결과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저만의 매장을 차리기까지 했었죠.
Q. 처음 개인 제과점을 차리셨을 때,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 같은데요. 당시를 회상해 보신다면?
서울에 첫 매장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본, 독일, 프랑스 등으로 유학을 다녀와서 그런지 당시 국내에서는 쉽게 맛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빵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이 새로운 빵들은 젊은 층에게 주로 호응을 얻었고 장사가 아주 잘 됐었죠. 기존에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빵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고 맛 또한 좋았으니까요. 저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빵 예약주문이나 배달 등을 하면서 고객만족에 힘썼습니다. 11평의 작은 제과점이었는데 빵이 없어서 못 팔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저는 1년 만에 매장을 좀 더 넓혀 확장이전을 하게 됐습니다.
Q. 제과제빵에 발을 들인 후 계속 된 승승장구... 위기는 없으셨나요?
매장을 확장 이전 했을 때가 1997년이었는데요. 개업한지 정확히 보름 만에 IMF외환위기가 닥쳤습니다. 밀가루 값이 폭등하고 설탕 값도 폭등했습니다. 소비 심리 자체가 위축되니까 점점 빵을 사먹는 사람들도 줄었고요. 정말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정성들여서 만든 자식 같은 빵들이 팔리지 않아 유통기한이 지나고 쓰레기 통으로 직행 할 때 마음이란..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제과점 하나가 제 매장 옆에 떡하니 생겨버렸습니다. 더 이상 장사를 할 상황이 아니었죠.
Q. 힘든 상황들을 모두 극복하셨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셨을 텐데요. 위기극복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서울이 아닌 파주에서 제과점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지인이 파주에서 레스토랑을 하다가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접으려던 참이었는데 그 자리를 저에게 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당시 파주는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아 거의 허허벌판 수준이었죠. 주변에서는 많이 만류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단 주변에 경쟁사가 없다는 점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고 저만의 차별화된 제과점을 오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파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Q. 파주에서의 시작, 어떠셨나요?
제과점의 콘셉트를 ‘고급화’로 정하고 카페와 제과점을 결합한 형태로 개업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당시 흔하지 않았던 분위기의 제과점이어서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진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유동인구도 많지 않아 제과점에 방문하는 고객 자체가 별로 없었습니다. 하루 매출이 10만 원 정도였고 직원들 월급주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곧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파주에 영어마을과 헤이리 마을, 프로방스 마을 등 관광지가 들어서면서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관광객 수가 증가하니 자연스럽게 고객들도 조금씩 제과점을 찾기 시작했고 ‘고급화’ 콘셉트이다 보니 관광 후 선물용으로 저희 제과점 빵을 사가곤 하셨습니다.
Q. 고객 수가 증가하면서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먼저 좀 더 대중화를 위해 콘셉트를 ‘고급화’에서 ‘웰빙 건강빵’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류재은 베이커리’하면 단숨에 떠오를 만한 대표 빵을 개발하기 시작했죠. 그 빵이 바로 ‘마늘 빵’입니다. 대표 건강식품인 마늘을 직접 의성에 가 공수해왔고 저만의 특별 소스를 제작해 ‘마늘 빵’을 만들어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이었죠. ‘마늘 빵’을 사기 위해 매장 문을 닫는 시간까지도 길게 줄을 서있었고 덕분에 다른 빵들도 매출이 올랐습니다. 언제부턴가 ‘류재은 베이커리’가 파주에 오면 꼭 들려야 할 관광 명소처럼 알려질 정도였습니다.
Q. ‘류재은 베이커리’를 위해 또 ‘류재은’ 자신을 위해 도전하신 게 있으시다고?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저의 실력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 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9년 ‘독일제빵월드컵’에 참가했습니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제빵사들이 출전하는 제빵월드컵이었는데요. 당시만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제과제빵은 좀 무시를 당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죠. 그만큼 제과제빵의 불모지와도 같았는데 제가 거기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놀라운 일이었죠. 저 자신을 느슨하게 하지 않고 늘 채찍질하고 열심히 달려온 결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류재은 베이커리’는 점점 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매장 한 개로는 모든 고객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아 매장을 총 6개로 늘렸습니다.
Q. 아직도 끊이지 않는 열정으로 달리시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사실 앉아서 서류를 보고 보고를 받는 사무실 없습니다. 저는 아직도 매장에서 늘 현장을 둘러보고요. 또 주방에서 여전히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게 제 일이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고객들이 제가 만든 빵을 먹으면서 만족해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