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정도의 우울증을 앓더라도 미국보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2배나 많다고 합니다.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곪아 터질 때까지 삭인 결과입니다.
최은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며 우울증을 앓게 된 50대 여성.
집 대문 앞을 나서기가 겁이 나 1년 넘게 은둔 생활을 했습니다.
▶ 인터뷰 : 우울증 환자
- "방에만 계속, 침대에만 누워 있는 거예요.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그러니까 뼈밖에 안 남더라고요. 10여 킬로그램 감량되고."
죽어야 고통이 끝난다는 생각에 자살을 시도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우울증 환자
- "집에서도 칼로 찌르고, 돌로 치고, 동맥도 끊으려고 하고, 그런데 안되더라고요."
이 여성처럼 우울증을 앓다 자살을 시도하는 한국인은 전체 환자의 7%, 미국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 5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 인터뷰 : 전홍진 /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서양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조기에 발견되고 도움을 쉽게 받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억제하고 억압하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거든요."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알려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박정현 VJ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