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남극에 살고 있는 고등생물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박현 극지연구소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책임연구원과 신승철 선임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차세대 시퀀싱 기술을 이용해 남극 해양의 고유생물인 '남극대구'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남극 해양은 연중 수온이 평균 영하 1.9도로 총 222종의 남극 고유종의 어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 대구는 이중 77%를 차지하고 있는 가장 많은 종으로 남극해양을 대표하는 어류로 꼽힌다.
유전체 분석 결과 남극 대구는 생존 가능 온도가 8도 이하인 극저온성 어류로 약 100만 년 전 부터 '큰가시고기(stickleback)'와 분리돼 남극환경에서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어류의 전체 유전자 크기는 637Mb(메가바이트)이며, 총 3만 226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1만 3123개의 유전자는 남극대구 고유의 유전자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남극 고등생물 최초로 밝혀진 유전체로 남극생물이 저온환경에 적응, 진화한 기작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박현 책임연구원은 "극지의 저온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독특한 생리현상과 에너지 대사기작, 저온적응을 위한 특이적 지방대사 경로, 환경 특이적 면역체계와 골격형태를 위한 유전적 변이를 갖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이를 모델로 한 동상 치료, 고지혈증 치료, 면역치료, 골다공증 연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남극이라는 추운 환경
연구결과는 유전체 분야 국제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 25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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