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냉장고'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일상을 파고 든 편의점이 무한 변신하고 있다. 24시간 주로 간편한 먹거리를 팔던 편의점에서 최근 속옷은 물론 양말, 화장품, 꽃도 모자라 TV, 비데 등 가전제품과 금융상품까지 등장했다.
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지난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프랑스 프리미엄 속옷 '왁스(WAXX·사진)' 판매량이 3000개에 육박했다. 2만9000원이란 가격 부담을 딛고 대학가와 유흥가 주변 점포에서 편의성을 무기로 잘 팔린 것이다.
지난 6월말 선보인 클렌징오일, 수분크림, BB크림 등 소용량 화장품 6종 역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들 화장품의 8월 매출은 7월 대비 61.6% 증가했다. 특히 여성화장품 판매 순위에서도 '클렌징폼 파우치10mg'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출시 3개월 만에 무려 3개 상품이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렸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꽃 파는 편의점'도 운영키로 했다. 향후 5년 내 비식품군의 판매 비중을 2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샴푸, 칫솔 등 비식품군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현재 전체 매출 중 비식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13.6%인데 이를 20%대로 높여 종합생활편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GS25에서는 스마트폰과 대형 TV를 비롯한 비데, 정수기 등을 판매 중이다. 엄밀히 말해 상품을 직접 진열해 놓고 파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 비치된 상품 책자를 통해 구매 조건 등을 확인한 소비자들과 해당 업체들을 연결해 주는 형태다. 일종의 서비스 중개업인 셈이다.
GS25는 이를 위해 편의점 가맹점주가 상품 책자 속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판매 접수 데이터가 곧장 해당 업체로 넘어가도록 자체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GS25 관계자는 "기존에도 명절 때면 일시적으로 이같은 판매 서비스를 해 왔다"며 "하지만 가맹점주들이 일일이 고객의 주문을 확인해 해당 업체에 전화를 해야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른바 '다이렉트 포스 시스템'을 도입해 편의점에서 가전 제품 등을 고른 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하고 쉽게 주문을 완료할 수 있게 된 것.
유형 제품 뿐 아니라 보험이나 채권 등 무형의 금융 상품도 편의점에서 판매를 기다리며 진열 중이다.
예를 들어 GS25에는 상품 책자에 실린 보험상품을 보고 가입을 원하는 고객과 해당 보험사를 연결해주고 있다.
불완전판매 위험 탓에 편의점에서 직접 가입하는 것은 아니고 편의점으로부터 가입 희망 의사를 확인한 금융사가 해당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식이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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