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같은 자동차가 미국에서는 1억3천만원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세금에 운송비까지 남는 것이 없다고 외치는데, 과연 그런지 함영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한 비율은 5%.
마의 5%벽을 넘어서고, 한미 FTA 체결에 대한 가격 인하 기대감으로 수입차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4월까지 수입차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증가율 7%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처럼 수입차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수입차의 높은 가격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입니다.
고급자동차의 대명사 벤츠 S클래스 600, 한국 매장에서의 가격은 2억6천만원대. 최고급 옵션이라도 붙이면 이 가격은 3억원대로 올라서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자동차가 미국에서는 1억3천만원, 독일에서는 1억7천만원에 팔립니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고급 수입차도 마찬가집니다.
BMW의 최고급 모델인 750Li는 국내에서 1억8천만원 정도, 하지만 미국에서는 절반 이하의 가격인 7천4백만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3천4백만원은 줘야 살 수 있는 BMW 미니도 미국에서는 천7백만원, 독일과 일본에서도 2천만원 초반이면 구입이 가능합니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토요타의 렉서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렉서스의 최고급 모델 LS460L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6천만원, 하지만 미국에서는 6천7백만원, 일본에서는 6천6백만원에 살 수 있습니다.
인터뷰 : 수입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1유로를 1300원으로 계산했을 때, 1억7천만원, 현지가격으로는 1억6천만원정도 조금 넘어가는 가격선입니다. 그 가격대에 있는 차들이 S600이 3억 가까이 받고 있구요. (BMW) 760도 2억 6천~7천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1억원 이상 가격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초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치기라 타이조 사장은 엔저현상이 계속돼도 한국에서는 렉서스의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며 고가마케팅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루퍼트 슈타틀러 아우디 회장도 한국에서는 고급차의 이미지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보다 턱없이 비싼 수입차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8개 브랜드의 외국 자동차를 수입해 팔고 있는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지난달 자동차 수입과정에서 가격 거품이 끼어 있다며, 수입차가격 거품론을 제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특정회사가 나선다고 가격 조정이 이뤄질 리 만무하고, 한술 더 떠 가격거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운송료와 높은 세금 여기에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한국시장의 판매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외국차 직수입 업체들은 국내 매장에서 팔고 있는 동일 차종을 3~4천만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이들 수입업체들도 세금과 유통비, A/S까지 정식매장과 같이 책임지면서도 10% 안팎의 마진을 거뜬히 챙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재우 / 뷰셀 대표이사
-"마진율은 10%가 거의 넘질 못합니다. 가끔 넘을 때도 있구요."
수입차업체 폭스바겐도 독일 현지에서 벤츠 S클래스 600과 비슷한 배기량과 가격대의 자동차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동차의 가격은 1억7천여만원, 벤츠 S클래스와는 무려 1억원이상 차이가 납니다.
국내에 진출한 정식 수입차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마진을 챙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벤츠나 BMW 같은 일부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은 수익률이 판매가격의 30%에 이른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 수입차업체 관계자(음성변조)
-"(공식 딜러들은 최소한 30% 이상의 마진을 남긴다는 이야기죠?) 제 생각에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관세가 차 값에 대해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차값을 저희보다 싼 가격에 가지고 오면 거기에 34% 관세가 붙더라도 좀더 저렴하지 않을까..."
인터뷰 : 함영구 기자
-"비싸야 잘 팔린다고 말하는 수입차업체들에게 국내 수입차시장은 지상 최고의 낙원입니다. mbn뉴스 함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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