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여풍(女風)이 거세다. 지난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의사는 총 3059명. 이중 여자의사가 33%를 차지했다.
한국여자의사회에 따르면, 이미 2010년 전공의(레지던트) 여의사 비율이 서울아산병원 54.6%, 삼성서울병원 50.1%, 서울대병원 47.6%, 세브란스병원 41.6%로 절반 내외를 차지했다. 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 남성이 주도하던 영역에 진출하는 여의사도 상당하다. 지난해말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외과 전문의(교수·임상강사 포함)의 여성 비율이 23%(62명중 14명), 전공의 여성 비율은 35%(31명중 11명)로 3~4년새 2배이상 늘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임상강사(전임의)는 24명중 10명(42%), 전공의는 46명중 14명(30%)이 여성이다.
이처럼 여성의 파워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대학병원(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명의(名醫) 여의사들을 소개한 '여의열전(女醫列傳)'발간됐다.
의학자로서 성공, 교육·연구·진료분야에서 국제적인 명성까지 얻은 46인의 인생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직장에서 남성들과 당당히 경쟁했으며 아직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열정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저자(경향신문 박효순 의료전문기자)는 "전국 50여개 대학병원 원장과 의료원장, 의대 학장, 원로 여교수, 홍보팀장, 의료 전문가 등 60여명의 추천(5~10명씩)을 근거로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업적이나 의학 정보에 국한하지 않고 휴머니즘과 여의사의 더 큰 가능성을 조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이어 "이제 여의사들은 국민건강과 의학발전에 기여하는 중심”이라며"단순한 숫자의 증가를 넘어 한국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또한 46가지 질환에 대한 최신 정보를 수록했다. 일반인들이 진료 선택시 참고하면 좋을 내용이다. 원장·의료원장 등의 인물평도 눈길을 모은다. 선발 과정과 추천자 명단도 공개했다. 의료계에서 조차도 잘 모르는 숨은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바야흐로 여초(女超)시대, 점점 세지는 여풍(女風)의 단면들도 엿볼 수 있다.
'여의열전'은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錦上添花(금상첨화)는 소아수술, 방사선 암치료, 심장초음파, 유방암 수술, 자궁근종 치료, 소아알레르기, 부인암 수술, 고난도 태아치료, 성형안과, 류머티즘 분야를 조명했다. 2부 囊中之錐(낭중지추)는 항암 약물치료, 시력재활, 희소 근육병 치료, 혈액·세포진단, 알레르기 연구, 소아사시 수술, 만성콩팥병 및 장기이식, 치료내시경, 신생아 감염 분야를 다뤘다.3부 愚公移山(우공이산)에는 소아신장, 간이식, 이석정복술, 백신 연구개발, 눈 황반질환, 족부·족관절, ADHD, 갑상선 병리진단, 난치성 여드름 분야가 등장한다.
4부 漸入佳境(점입가경)은 쌍태아 자연분만, 간경화 줄기세포치료, 배뇨장애·요실금, 이명·난청, 골관절염, 로봇재활치료, 운동이상질환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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