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기 어려운 시절이다. 직장 생활만 하다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다. 아니 낯설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동안 자신을 보호하던 울타리가 사라지면서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까지 느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에 벅차다. 이럴 때 아낌없이 조언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폐업의 고수’에서는 바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창업의 모든 것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창업은 하기는 쉽지만 망하기는 더 쉽다’는 말이 있듯 창업 전문가들이 그동안 보아 온 창업과 폐업의 순간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창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성공은 남의 일이 아니라 이제 내 일’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편집자주>
최근 일하면서도 가난에 시달리는 워킹푸어(Working Poor)족이 늘면서 소자본으로 창업을 하는 쪽으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가구주가 취업하지 않았고, 현재 빈곤하다’고 응답한 가구 가운데 지난해까지 가구주가 취업을 했음에도 여전히 빈곤한 가구는 60%였다. 대다수의 워킹푸어는 정기적인 근로 소득을 얻고 있지만 낮은 임금과 노동의 질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월급 대신 매출을 선택하며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워킹푸어 창업의 핵심은 유행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아이템을 찾는 것이다. 단기간 운영 후 폐업을 하게 된다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배나 건물 수리 및 보수, 리모델링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생활서비스 프랜차이즈 핸디페어의 경우 현장 출장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기 때문에 상권에 구애 받지 않고 소형 매장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핸디페어 창업비용은 평균 2000만 원 가량이다.
핸디페어 관계자는 “꾸준히 소비자 니즈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 영역이 넓어 수요에 대한 걱정이 덜한 편”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무료 기술 교육과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가맹점주 간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관련 기술 없이 시작한 창업자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창업에 필요한 비용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창업컨설팅업체 정보철 이니야 대표는 “최근 임대료를 비롯한 전반적인 창업자금이 크게 오른 편이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워킹푸어에게 1억 원 대에 이르는 창업은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최대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정도의 상한선을 두고 창업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자금 대출 지원책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해 창업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당수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창업희망자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공수간의 경우 소상공인지원센터, 근로복지공단, 여성경제인협회 등의 단체에서 정한 기준에 맞는 창업희망자들에게 각 기준별로 천만원 단위의 금액을 대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수간은 창업비용을 26.4㎡(약 8평)기준 4815만 원으로 공시하고 있다. 공수간은 국물떡볶이, 수제튀김, 왕김밥 등 기존 분식보다 업그레이드 된 수준의 분식을 주력메뉴로 하고 있다. 공수간 전체 매장 중 상위 10% 매장이 월 2억~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창업비용 대비 고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류 프랜차이즈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스몰비어의 경우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색다른 콘셉트와 메뉴 등으로 기존 스몰비어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구름공방은 기존 스몰비어와 달린 감자튀김 대신 피자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