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우진(41)씨는 2시간이 넘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을 쉬지 않고 본다. 지하철이 정지하거나 출발할때면 흔들리는 휴대폰의 글자를 더 가까이 보려고 고개를 더 많이 숙인다. 회사에서는 약 8~9시간 동안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작업을 한다.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도 카톡과 문자메시지를 챙겨보기 위해 틈틈이 스마트폰을 검색한다.
박우진씨처럼 직장인 대부분이 하루 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파묻혀 산다. 머리는 자연스레 아래를 향하게 되면서 목질환으로 이어진다.
서정국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머리를 한쪽으로 오래 기울이면 특정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오래 긴장한 근육은 딱딱하게 뭉치는데, 이 현상이 자주 반복되면 목뼈의 자연스러운 정렬이 무너진다”며 "볼링공 하나(평균 4~5kg) 무게인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목뼈가 직선으로 변형되어 목디스크로 악화된다”고 설명한다.
목디스크(경추간판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89만 7219명으로 여성(51만 1600명)이 남성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전체 환자의 26.2%로 가장 많았다.
목에는 머리와 척추를 이어주는 7개의 경추(頸椎·목뼈)가 있다. 경추 사이에는 쿠션처럼 완충작용을 하는 물렁뼈(디스크)가 있는데, 이것이 돌출되어 신경을 눌러 경추부 통증,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목디스크(경추간판판 장애)'이다. 목디스크는 경동맥과 척수가 지나기 때문에 치료가 너무 늦어지면 하반신 마비는 물론이고 사지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목디스크 환자가 급증한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안기찬 인제대 부산백병원 교수는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장시간 모니터에 고정된 시선, 그리고 바르지 못한 자세가 목디스크를 불러온다”며 "특히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이용할 경우, 고개를 밑으로 숙이게 되며 같은 자세로 장시간 유지하면 경추 부위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립의대 조사결과, 신문을 볼 때 눈까지 거리를 평균 40cm라고 하면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35cm, 스마트폰 웹 검색 때는 31cm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보다 스마트폰 메시지에 표시되는 글자 크기가, 또 메시지보다는 웹페이지 글자 크기가 더 작다 보니 고개를 더 숙이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고개를 최대 60도까지 굽히면 경추에는 최대 27kg의 하중이 가해지게 되며 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목마 태운상태와 같은 부하를 가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다 보면 원래 정상적인'C자형'곡선을 가진 경추가 망가져'일자목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추디스크에 더 많은 부하가 가해져 경추뼈 및 디스크 퇴행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려면 목의 자세를 평소 바르게 하고 고개를 약간 드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시 모니터는 눈높이로 하며 거북이 목처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장시간 컴퓨터 작업이나 스마트폰을 오래 본다면 자주 스트레칭을 하여 목 뒷부분 및 어깨 근육을 풀어주어 만성적인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안기찬 교수는 "한국인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음성통화를 빼더라도 하루 평균 3시간 39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스마트폰을 장시간 볼 때는 목을 아래로 굽히지 말고 눈높이로 맞추는 것이 좋으며 30분마다 목 스트레칭을 자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도록 해 체중을 분산시킨다. 목, 등, 허리는 모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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