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인 김지수(가명) 씨는 자동세차에 푹 빠졌다. 지난해 봄, 설계사 일을 시작하면서 차를 새로 구입한 뒤 처음에는 보름에 한 번꼴로 세차장에 맡겼다. 주로 주부 고객을 상대하기에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이 부담이 돼 가을부터는 주유소 자동차 세차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을 때 잠깐 짬을 내면 되고, 비용 부담도 적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동세차를 했다. 김 씨는 설 연휴 고향에 다녀온 뒤 자동세차장에 가는 대신 청소도구로 차에 쌓인 미세먼지를 털어내다 깜짝 놀랐다. 차를 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미세한 흠집이 차체를 뒤덮고 있고 광택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봄 소식이 들려오자 자동세차장을 찾는 운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자동세차장을 가끔 이용하는 것이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주 하면 ‘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차 표면에 달라붙은 먼지와 때를 불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쓰는 강력한 세정제와 뻣뻣한 브러시가 차체에 미세한 흠집을 내거나 광택을 바래게 하기 때문이다. 차 표면은 철판, 녹을 방지하는 일반도막, 방청도료막, 메탈릭수지층(페인트), 광택층(왁스층)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차체 노화를 막는 보호막인 광택층이 벗겨지면 광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페인트면도 보호받지 못한다.
물만으로는 표면에 달라붙은 흙과 먼지가 모두 떨어지지도 않는다. 여기에 브러시로 표면을 문지르면 흠집이 쉽게 난다. 고속회전하며 차를 닦아주는 브러시도 문제다. 브러시를 제때 교체하지 않은 세차장을 이용하면 흠집이 더 생길 수 있다.
새 차는 자동세차를 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적어도 3개월 동안은 되도록 자동세차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차 외관을 오랫동안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셀프세차장 등지에서 직접 손으로 닦아내는 게 낫다. 차 상태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어 차를 좀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손 세차가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다. 봄 햇살을 만끽하고 싶다며 햇볕 아래에서 세차를 하게 되면 물방울이 볼록렌즈 작용을 해 차체 표면색이 바래지게 된다. 세차는 그늘에서 해야 한다.
순서도 지켜야 한다. 먼저 할 일은 차체에 묻어 있는 오물을 도장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물을 뿌려가며 조심해서 닦아내는 것이다. 물을 뿌린 뒤 세제를 이용해 차를 닦아낸다. 세차할 때마다 매번 세제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세제를 이용한 세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겨울 동안 제설용 영화칼슘, 바닷가의 염분, 온천지역의 유황성분으로 시련을 겪은 차체 밑바닥과 휠하우스(바퀴집)도 깨끗이 씻어줘야 부식을 막을 수 있다. 보닛을 열어 에어클리너 필터에 낀 먼지와 각종 전기장치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면 더 좋다.
실내를 청소할 때는 매트를 걷어낸 뒤 압축공기 청소기로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먼지를 없애야 한다. 트렁크도 열어 햇볕에 말리는 게 좋다. 겨우내 창문을 닫고 히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차 안에서 묵은 냄새가 나게 마련이다.
퀴퀴한 냄새가 실내에서 많이 난다면 악취 제거제를 사용해야 한다. 먹다 남은 사과를 듬성듬성 썰어 곳곳에 놓아둔 뒤 반나절 뒤에 걷어내도 된다. 사과가 악취를 흡수해 상쾌한 기분으로 운전할 수 있다.
차체에 흠집이 많다면 흠집을 없앤 뒤 광택 작업을 해야 한다. 맑은 날 차 표면을 살펴보면 미세한 흠집이 원형이나 직선으로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글 최기성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8호(15.03.10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