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리실에서 공직 기강을 다잡겠다며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석 달간 행적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는데, 마감시한이 바로 내일입니다.
시간이 없다보니, 뒷북 자료 만들기에, 없는 자료를 짜맞추기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서 세종 청사로 출퇴근하는 김모 과장.
현안 때문에 서울에서 상사에게 업무 경과를 보고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세종 청사에 오면 거의 오후입니다.
출근이 늦은 이유를 소명하라는 요구에 온종일 자료 찾는 게 요즘 일과입니다.
▶ 인터뷰(☎) : 공무원
-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정보동의서까지 얻어서 일일이 한다는 거 자체가 범죄자 취급하는 거잖아요.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거죠."
공무원 이 모 과장은 울화가 치밉니다.
전문가와 미팅이 많은데다 수시로 국회에 불려가지만, 부처 예산이 부족해 출장 기안을 거의 안 올렸던 게 화근.
기름 값까지 부담하며 자기 차로 다닌 게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공무원
- "자기 차 갖고 가도 보통 출장 안 달고 가요. 하루에 2~3번 갈 때도 있죠 담당자는. 그래도 출장 달고 그러는 건 아니죠. 예산 없어요."
이렇다 보니 없는 자료를 억지로 짜맞추는 부작용까지 나타납니다.
▶ 인터뷰 : 공무원
- "문제가 안 되도록 잘 소명을 해라, 어떻게 해서든 자료를 잘 맞춰라, 근거를 될 수 있는 걸 만들어내라, 그러고 있는 상황이죠."
그때 내가 뭘 했니?
지금 세종청사에선 상사들이 부하들을 닦달하며 사라진 흔적 찾기에 올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