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시력 검사 안했다간 ‘후회 막급’

아이들 안과 검진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정기 영·유아 검진을 받고 있으니 따로 안과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아이 머리가 한쪽으로 자꾸 기울어진다거나, 자주 넘어지는 증상을 보일 때 ‘약시나 사시’ 와 같은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현재 생후 4~6개월 1차 검사부터 시작해 66~71개월 7차 검사까지 영·유아 건강 검진때 “아이가 눈을 잘 맞춥니까? 검은 눈동자가 혼탁합니까?”와 같은 항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생후 4개월부터 24개월까지 이뤄지는 1~3차 안과검진은 시각문진과 손전등 검사만으로 시행된다. 생후 30개월부터 시작되는 4차 검진 이후부터 시력표를 이용한 시력검사를 한다. 이 검진은 쉽고 싸게 아이들 안과질환을 선별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안과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김용란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장은 “눈은 소아기에 모든 시기능이 완성되기 때문에 이 시기 눈이 평생 눈 건강을 좌우한다”며“특히 어린이들은 스스로 관리하기가 어렵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평생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눈을 잘 못 맞추는 아이는 백내장, 망막질환, 녹내장 등으로 질환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1세때 시력검사를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소아는 어른과 달리 원시, 근시, 난시 등 굴절이상이 심하더라도 잘 안 보인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 소아 때 심한 굴절이상을 방치하면 시력이 발달하지 못해 약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3세쯤에는 원시, 근시, 난시, 짝눈 등 굴절이상과 약시 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눈에 심한 굴절이상이 있거나 사시일 경우, 눈꺼풀 처짐이나 백내장의 영향을 받았을 때 발병한다.
키 성장이 멈추는 시기가 있듯이 시력성장도 멈추는 시기가 있다. 대체적으로 만 7~8세 전후까지 시력이 발달한다. 따라서 시력발달이 멈추기 전에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안경착용 필요성을 확인하고 간헐외사시는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용란 원장은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사물을 가까이에서 보는 증상이 있을 때, 그리고 아이에게 시력이 나쁠 만한 내력이 있으면 검사주기를 더 단축할 필요가 있다”며“안과 검진은 해마다 받는 게 좋다. 적어도 1세, 3세, 6세 때에는 꼭 안과전문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