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급감으로 국산 갈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 봄 식탁에서 우리 갈치를 맛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산 대비 3분의 1 가격 수준에 불과한 수입산 갈치로 소비자들 수요가 몰리면서 국내 어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0일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산갈치 어획량은 39t 안팎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116t에 비해 65.9% 감소했다. 이처럼 갈치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일부 대형어선들의 저인망 조업으로 인해 갈치 치어의 수가 급감한데다 갈치 주산지인 제주도와 동중국해역 등지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제주도 인근에 풍랑주의보가 자주 내려지면서 어선들의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어획량이 줄어들자 가격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3월 8496원 수준이었던 갈치 상급 1kg의 평균 도매가는 올해 3월 1만2396원으로 45.9%나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일 갈치 중급 1마리의 평균 소매가는 1만1400원으로 평년보다 13.5% 안팎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국산 갈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수입 갈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세네갈산 갈치는 마리당 5800원 수준으로 국산 갈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마트가 올해 1분기 생선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산 갈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4% 줄었으나, 수입갈치 매출은 오히려 12.4%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해동안 수입된 냉장·냉동 갈치는 총 2만7786톤에 달하고, 올해도 1분기동안만 세네갈 일본 등에서 4252톤의 갈치가 수입됐다.
갈치뿐만 아니라 꽃게 멍게 등 봄이 제철인 바다 먹거리들도 어획량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꽃게는 올해 주요 산지인 서해의 수온 저하 여파로 어획량이 지난해의 5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로인해 가격도 크게 올라 지난 해 kg 당 1만7150원이었던 꽃게 도매가는 1만8991원으로 10% 이상 뛰었다.
멍게는 올해 초부터 전염병인 ‘물렁병’이 돈 탓에 더욱 귀하신 몸이 됐다. 물렁병은 멍게 껍질이 녹아내리는 병으로 날이 따뜻해지고 수온이 올라갈 때 주로 발생한다. 4월 1일부터 현재까지 멍게 kg당 도매가는 9512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봄 제철 생선임에도 갈치와 달리 고등어는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도 안정세다. 3월 한달 동안 부산공동어시장을 거쳐 나간 고등어 상급 물량은 47톤 가량으로 지난해 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고등어 어황이 워낙 좋지 않았던 지난 해에 비해선 다소 나아진 것 같다”며 “국내산은 주로 크기가 작은 것들이어서 식탁에 오르는 것은 노르웨이산 등 외국산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갈치 소비 부진으로 시름에 빠진 어가를 돕기 위해 대형마트들도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 점에서 400g 안팎의 갈치 특대 1마리를 시세보다 20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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