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코웨이의 정수기 공정라인. |
서울 여의도에 사는 주부 정모(36)씨는 10년 전 결혼을 하며 정수기 렌탈에 가입했다. 2년 뒤 아이가 태어나면서 공기청정기도 렌탈했다. 자녀의 아토피 문제로 연수기를 택했고, 화장실 위생을 위해 비데도 렌탈로 해결했다. 최근엔 침대를 바꾸면서 매트리스 렌탈을 신청했다. 코웨이의 최고 등급 고객인 그는 총 5종의 렌탈로 월 12만5300원을 내고 있다. 정씨는 “큰 돈을 주고 구입하기엔 부담되는데다 주기적인 방문 서비스로 위생적인 장점도 있어 다양한 렌탈 제품을 쓰게 됐다”고 했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쿠쿠 등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중견기업들이 렌탈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들 4개 업체의 렌탈 계정수만 800만개에 육박한다. 국내 가구 수가 1800만인 점을 감안하면 가정의 절반이 렌탈을 이용하는 셈이다. 올 연말 기준으로는 828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계정 수는 지난 2013년 700만개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758만개에 달했다. 연평균 5%이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재 렌탈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지난 2006년 3조원 대비 4배 넘게 증가했다.
렌탈시장 점유율 1위인 코웨이는 내년 회원 계정수 6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566만개로 렌탈계정 467만여개에 서비스관리회원은 99만여개다. 청호나이스는 올해 10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4월말을 기준으로 렌탈 계정만 75만개로 서비스관리회원 22만을 합쳐 97만개에 이르고 있다. 얼음커피정수기를 필두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양매직은 최근 직수방식의 슈퍼정수기로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4월 나온 정수기는 첫달 목표 5000계정을 초과한 7000계정을 달성했으며 이달 월 1만 2000명 이상의 신규 고객 모집을 기대하고 있다. 정수기를 앞세워 지난해 60만계정에서 올해 80만계정까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정수기렌탈을 시작한 쿠쿠전자는 55만여개의 계정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렌탈사업부분매출은 2013년 788억원에서 작년 1270억원으로 성장했다.
렌탈의 인기비결은 적은 비용부담과 관리의 편리함이다. 정수기, 연수기, 제습기 등 필터청소와 같은 관리를 대행해주는 서비스에서 일시불 제품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업체별로 코웨이는 ‘코디’, 청호나이스는 ‘플래너’, 동양매직은 ‘매직케어’, 쿠쿠는 ‘내추럴매니저’가 2~3달에 한번씩 방문해 필터교체, 제품청소 등 위생관리를 해주고 있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대상 제품도 확대되는 추세다. 코웨이는 렌탈 제품이 10개가 넘는다. 제품군 별로는 정수기 30여종, 공기청정기(제습+가습) 20종, 비데 8종, 침대매트리스·프레임 16종, 연수기 2종 등 80여종에 달한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는 지난 2011년 출범 이후 4년여만에 23만 6000여명(올 3월기준)의 고객을 확보했다. 청호나이스는 얼음정수기의 경쟁력을 살려 업소용 제빙기도 렌탈하고 있다. 동양매직은 다양한 주방용품을 추가로 구비하고 있다. 가스레인지와 오븐,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를 렌탈용으로 내놓고 있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정수기를 사용하던 주부들이 최신 오븐, 전기레인지 등 주방용품을 복수로 렌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렌탈시장이 커지는 이유가 있다. 고객입장에서는 위생이 중요한 제품에 대해 주기적으로 직접 필터를 사서 교체하거나 어설프게 청소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믿을 수 있다. 업체는 고정적인 월수익으로 매출 확보에 유리하며 방문서비스를 통한 신규상품 추천·홍보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코웨이는 3종 이상을 렌탈하는 고객만 17만명에 달한다. 동양매직도 5만이 넘는 고객이 3종 이상 렌탈한다.
일시불로 사면 10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을 월 2만~3만원에 쓸 수 있다는 점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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