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표적 ‘애물단지’인 경기도 용인 ‘88 골프장’이 다시 매물로 나온다. 운영 목적이 모호한데다 수익률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88골프장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매각이 추진됐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88골프장 가치를 대략 3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26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기금운용평가 결과’를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기금운용평가는 정부와 민간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이 기금 존치여부와 자산운용 성과, 사업운영 평가 등에 대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금존치 평가는 전체 64개 기금 가운데 38개 기금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이들 기금은 모두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평가단은 결론내렸다. 설치 목적이 유효하고 다른 기금과의 차별성도 인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금 목적에 맞지 않거나 정비가 필요한 49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폐지와 통폐합 등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폐지를 권고받은 대표적인 사례가 보훈기금이 운영하고 있는 88골프장이다. 88골프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0억원 이상 수익을 냈지만, 최근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정부가 88골프장의 자산가치를 3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3%대에 그친다.
보훈기금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정당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09년 88골프장을 매각하기로 하고 2011년까지 해마다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각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차라리 골프장을 매각해 마련된 매각대금으로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평가단은 영화발전기금의 민간영화단체 역량강화 지원 또한 폐지를 권고하기로 했다. 전통문화체험 사업 등 중복 사업에 대해서는 통합을 추진한다.
기금 자산운용평가에서는 고용보험기금, 국민주택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이 ‘미흡’ 판정을 받아 제도개선을 권고받았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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