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격리자 수가 5000명을 돌파했다.
15일 현재 메르스로 인해 방역당국으로부터 격리 조치를 받은 사람은 모두 5216명에 달한다. 자가격리자가 434명 늘고 기관 격리자는 74명 줄면서 격리자는 360명 순증했다. 이날 격리해제된 사람이 649명인 것을 감안한다면 새롭게 격리된 사람은 1009명이나 된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추가 격리자 수는 지난 12일 169명까지 줄었지만 13일 1385명 14일 1015명 15일 1009명 등 사흘째 1000명을 웃돌았다. 14번 환자는 슈퍼전파자인 최초 환자(68·남)와 평택성모병원에서 접촉했지만 같은 병실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리자에서 제외됐는데, 이후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75명의 환자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송요원 9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메르스 증상 조사를 실시해 그 외 발병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전했으나, 의료진이나 정규직원 외 직종에 대한 방역 ‘허점’은 일단 뚫린 상태다. 보건당국은 이송요원이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등의 진료 행위 등으로 통상 하루 8000명 넘는 환자가 오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하는 격리자 수가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특히 14번 환자가 등장하던 때와 달리 최근 상황은 슈퍼전파자 후보군이 더 많이 발생해 유행세 확산 우려가 크다. 실제 4차 전파자를 발생시킨 36번, 52번, 76번, 123번 외에 143번 환자(31·남)는 대전 대청병원에 파견 근무했던 IT업체 직원으로 부산지역 병원과 약국 등에서 700명 이상과 접촉한 뒤 13일 메르스 환자가 됐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부산에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43번 환자 접촉자 숫자가 대단히 많다”며 “일부 병원에 대해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병원엔 중앙역학조사반 긴급대응팀이 급파돼, 질병관리본부장이 현장에서 지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가 3시간가량 경유한 부산 한서병원에서도 접촉자가 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명단을 확보해 조치중인 상황이다. 또 센텀병원 응급실 30여명을 포함해 150명에 대해 가택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143번 환자의 접촉자를 찾는데 경찰 과학수사대까지 투입됐다.
대책본부는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요원, 부산시, 일선 기초단체 보건업무 담당자 등과 함께 병원과 식당 등 143번 환자가 다녀간 건물 CCTV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대책본부 역학조사팀은 143번 환자가 양성반응을 나타낸 12일 부산에 내려와 지금까지 779명의 접촉자를 가려내 관리하고 있으며, 이동경로에 있는 CCTV를 추가로 분석하고 있어 접촉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슈퍼전파자를 막기 위한 안간힘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방역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무단이탈 등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141번 환자(42)가 무단으로 귀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외부 문진과 선별 진료 과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던 환자는 의료진 설득으로 음압 시설이 갖춰진 병원 외부 음압격리실에서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지 않고 병원 요구에 불응해 마스크를 집어 던지고 막말을 하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이 환자는 결국 양성
[부산 = 박동민 기자 / 이동인 기자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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