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 백세주를 백세주답게 다시 만들었습니다.”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함유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은 국순당 백세주가 백수오를 뺀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23일 국순당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3년만에 백세주 제품 성분을 전면 개편한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통주 시장이 최근 크게 침체된 것은 소비자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사랑 받을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우리 업체 책임이 크다”며 “엄선한 약재만 쓴 새 백세주를 통해 우리 전통술이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가짜 백수오 사태가 불거진 지난 4월말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 백수오 제품에 대한 전면 재조사 결과를 지난달 말 발표하면서 국순당 백세주 5종 가운데 ‘백세주’ ‘백세주클래식’ ‘강장백세주’ 등 백수오가 투입된 세 제품에서 일명 ‘가짜 백수오’라 불리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후 국순당은 해당 제품을 전면 회수해 판매를 중단했고, 한달만에 새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백세주클래식은 올해 초 한정판으로 나온 제품이어서 더이상 생산되지 않고 있고, 강장백세주 역시 올해 설 선물용으로 나온 것이어서 올 가을 추석 때 백수오를 뺀 새 제품으로 나올 예정이다.
새 백세주는 1992년 백세주 첫 출시 당시 맛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기존 투입 원료 가운데 백수오와 홍삼 등을 빼고 인삼과 황기 오가피 등 정통 한약 성분을 새로 추가해 한약 맛과 냄새가 더욱 진해졌다. 백세주는 지난 2012년 투입 성분 등을 바꿔 알코올 도수가 0.5도 낮은 12.5도로 나왔지만 이번에 재개편을 통해 13도로 되돌아갔다. 출시 때부터 투입됐던 백수오는 이번부터는 아예 빠졌다. 국순당 측은 “최근 저도주가 트렌드이긴 하지만 13도는 여전히 낮은 도수여서 소비자들이 마시기에도 부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새 백세주가 식약처 발표 뒤 한 달만에 출시된 것이지만 국순당 측은 신제품을 급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상엽 국순당 마케팅본부장은 “올해 초 과거 백세주 출시 당시 성분을 강조한 백세주클래식을 내놓으면서 제품 리뉴얼을 구상해왔고 ,올 하반기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5월말 공교롭게도 식약처 발표가 나와 백수오 성분을 아예 빼고 신제품 출시 시기를 조금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순당이 새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올해 매출 전망은 여전히 블투명하다. 지난해 매출 919억원 가운데 백세주로 거둔 건 180억원이다. 국순당 백세주는 지난 2003년 회사 전체 매출 1311억원 가운데 94%인 1237억원을 올릴 정도로 최전성기를 누렸지만 2010년 이후 막걸리에 안방을 내주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이후에는 막걸리 매출도 일본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국순당 전체 매출도 하락하고 있다.
올해 나온 백세주 신제품도 하반기에 매출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