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기후가 엄습하면서 우리나라 농가가 크게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원도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충청도에서 귤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는데요.
달라지는 우리 농업의 모습을 김한준 기자와 정수정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 기자 】
감자를 생산하는 대관령의 한 고랭지 밭입니다.
지금쯤이면 흙 색깔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기와 잎이 무성해야 하는데, 감자가 심어진 고랑이 훤하게 드러나 보입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미 개화기가 찾아왔지만 아직까지 꽃을 피우지 못한 감자순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고랭지 감자는 기온이 낮은 곳에서 잘 자라는데,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생장이 느려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강원도 곳곳에선 아예 고랭지 채소를 포기하고, 사과농장으로 밭농사를 바꾸는 농가도 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남부기 / 강원 사과농장 운영
- "(예전에는) 채소, 고추 등 했어요. 사과농사 시작하기 전에는 이것저것 많이 심었었어요. (사과로 바꾼 건) 기온은 높아지고, 그런 영향이겠죠."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런 평창 사과처럼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과일을 키우는 곳은 강원도만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달라진 과일의 주산지를 정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제가 있는 이곳은 충북 충주의 한 비닐하우스 농가입니다. 이곳에서는 제주 특산물로 알려진 레드향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나무마다 파랗게 달린 레드향은 천혜향같은 감귤 열매.
6년 전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과와 토마토를 제치고 충주의 인기상품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인터뷰 : 이한출 / 충북 감귤농장 운영
- "꿈에도 생각을 못했죠. 귤 농사를 여기서 한다는 건…. 이쪽에서 해볼 만한 작물이고요. 점점 더 더워지는 날씨니까…."
최근 10년간 한반도 기온이 0.5도 상승하면서,
제주에서는 망고가 재배되고 충북에서는 감귤과 커피, 전남에서는 파파야, 강원도에서 사과나 멜론이 재배될 정도로 과일의 주산지를 바꿔놓았습니다.
▶ 인터뷰 : 정금숙 / 서울 상계동
- "앞으로 젊은 세대는 (열대 과일을) 충분히 소비할 사람이 있는 거 같아요. 저희 며느리도 저랑 취향이 다르거든요."
아열대 기후가 농산물 생산지도를 바꿔놓으면서, 대구 사과, 제주 감귤같은 수식어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김회종·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