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2010년 3월 공동 창업한 노보믹스. 이 회사는 요즘 국내 바이오 분야에서 보기 드문 지식기반 바이오 콘텐츠 전문기업로의 성장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지난해말 5년여 연구·개발(R&D) 끝에 위암 분자진단법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6월 우수의약품생산인증(GMP)을 받은 클린룸과 실험실 구축을 끝내고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한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노보믹스는 대부분 암치료 관련 바이오기업들과 달리 암 발병 환자의 수술 이후 다수의 유전자 진단을 통해 수 백가지의 치료법과 약물 중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안을 선택하도록 돕는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사업 기반 구축엔 무엇보다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창업 초기에 엔젤투자금 유치의 힘이 컸다. 연구·개발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상용화에 성공할지 등 불안 요소가 워낙 크다 보니 투자금을 끌어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3년 12월 법인형 엔젤인 카이트창업가재단이 손을 내밀면서 연구개발 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였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청이 운용하는 엔젤이 투자한 기업에 동일한 조건으로 1대1 매칭 투자해주는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통해 총 2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4월엔 SV인베스트먼트 등 5개 벤처캐피털로부터 30억원의 후속 투자도 이끌어냈다.
허용민 노보믹스 대표는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서 엔젤투자금이 없었다면 R&D 추진은 물론 성과를 내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국내 병원 진입을 시작으로 우리 나라 보다 위암 환자수가 10배가 넘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3년 안에 매출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동영상 제작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쉐이커미디어도 엔젤투자에 성공했다. 이 회사 창업자인 한국계 캐나다인인 데이비드 리(34)는 14세 때 창업한 회사를 나스닥 상장 업체에 매각했으나 이후 사업 실패로 번 돈을 모두 날리고 2010년 10월 한국에 들어와 창업에 나섰다.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동영상 광고 클릭률이 3배 높다는 것에서 착안해 동영상 제작 플랫폼을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가 절실해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발로 열심히 발로 뛰었지만 외면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높이 산 엔젤투자자 3명이 의사를 내비쳐 이듬해 12월 엔젤투자매칭펀드를 통한 매칭투자로 총 4억1000만원의 시드머니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서비스 오픈전인 2012년 7월엔 벤처캐피털로부터 10억원의 후속투자도 유치했다. 2013년 4월엔 쉐이커를 출시하며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쇼케이스인 ‘비런치’에 참가해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고, 실리콘밸리의 슈퍼엔젤펀드인 ‘500Startup’으로부터 1억8000만원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중기청이 운용하는 엔젤투자매칭펀드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했다. 이런 회사가 정도 차이는 있지만 매년 수십개씩 쏟아진다. 엔젤투자매칭펀드가 회수 시장 활성화를 통한 신규 벤처투자를 촉진시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이른바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좀 더 수월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청에 따르면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정부 모태펀드(중소기업 투자 모태조합) 운영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2011년 12월 최초로 결성한 이래 현재까지 총 12개의 펀드에 1720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지난 6월까지 278개사에 346건, 448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중 25개 기업은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엔젤투자는 창업 이후 시리즈 A(벤처캐피털로부터 받는 창업기업의 첫 투자유치)와 같은 벤처캐피털의 자금 공급 이전 시점까지 기업의 자금 조달 측면에서 중요한 수단이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개인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신생 벤처)이 추가 자금 수혈을 필요로 할 경우 투자금만큼의 돈을 더 받을수 있는 펀드를 뜻한다. 기업 입장에선 초기 투자자금을 늘려 안정된 자금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범선 중기청 사무관은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일반적인 VC펀드와 달리 기업에 대한 사업화 및 투자 가능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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