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무더위와 국내 휴가를 장려하는 분위기 덕에 백화점들의 8월 매출이 반짝 상승했다.
백화점 3사의 8월 1일부터 10일까지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14.9%가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각각 11.2%, 4.2%가 늘면서 지난 해보다 매출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은 백화점 여름 세일이 끝난데다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로 인해 방문률도 크게 떨어져 백화점업계에서는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이 때문에 8월 초 업체별로 10%대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백화점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데는 8월 초순 내내 이어진 무더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열흘 중 6일이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고 대부분의 날에 폭염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8월 초순은 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이로 인해 여름의류 판매가 크게 늘면서 현대백화점은 해외패션군 매출이 23.2%가 늘었고 수영복·선글라스 등 바캉스 용품 매출도 20%대가 넘는 고신장률을 기록했다.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국내 휴가를 장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백화점 매출 신장에 한 몫을 했다.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 3주차부터 지난 달 말까지 국내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4.6%가 늘었고 국내선 항공편 이용객도 10.6%가 늘었다. 반면 같은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7.4%가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예년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휴가철 해외로 떠나면서 면세점이나 현지에서 쇼핑을 했지만 올해는 국내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쇼핑 수요도 국내 백화점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까지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던 해외직구가 올해들어 주춤한 것도 백화점 매출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건수는 전년 대비 6% 늘어나는 데 그쳐 2010년 이후 매년 약 44%가 늘어나던 직구 열풍도 한풀 꺾인 상황이다.
이같은 백화점 매출 호조를 소비심리 부활 조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워낙 좋지 않았던 실적의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신장률이 다소 높게 나오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해의 경우 같은 기간 신장률이 1.6%에 머물렀고 현대백화점 역시 3.5%로 올해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남아있던 데다 소비심리 침체가 극도에 달했던 탓이다. 다만 업계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비롯해 백화점들의 각종 개별 행도 예정돼 있어 8월 중·하순도 초순 정도의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3일부터 ‘8월의 크리스마스’를 주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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