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일을 하는 정모씨(56·목수)는 오후 일을 시작하려다 갑자기 어깨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더니 통증 때문에 전혀 팔을 쓸 수가 없었다. 인근 병원을 찾은 정씨는 ‘오십견’ 이란 진단을 받고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계속됐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곳 저곳을 찾았지만 오십견의 진단은 변함이 없었다.
회전근개 질환은 흔히 특별한 외상없이 발생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벼운 외상이나 힘든 일을 한 뒤에 발생하기도 하며 간혹 심각한 외상 후에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은 누우면 팔 무게가 어깨에 작용하지 않아 밤에 통증이 심하다. 이 때문에 앉거나 서 있을 경우보다 누워서 잠자기가 더욱 어렵다고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은 차이점이 있다. 오십견은 수동적이든 능동적이든 관절운동 자체가 되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 질환은 능동적 운동은 불가능하더라도 수동적 운동은 가능하다.
통증의 양상도 차이가 있는데, 오십견은 여러 각도에서 통증이 유발되는 반면, 회전근 개 질환은 손상받은 부위가 사용되는 특정 각도에서만 통증이 나타난다.
대전바로세움병원 관절센터 김경훈 원장은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 통증과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에 이상이 오는 회전근 개 파열은 구별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전문의와 상의해 통증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어깨 통증치료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어깨관절 질환은 연령별로 큰 차이가 있다. 10대 및 20대는 습관적으로 어깨가 빠지는 탈구와 어깨 불안정이 주로 나타나며 30-40대는 어느 질환이나 가능성이 있다. 또 50대 이후에는 주로 어깨가 굳는 오십견과 회전근 개 파열, 관절염이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50대 이후의 퇴행성 변화와 관계가 있는 퇴행성 관절염, 회전근 개 파열 ,유착성 관절낭염 등이 많다. 특히 어깨통 환자의 80% 이상이 회전근개 질환자로 밝혀지고 있지만 대부분 오십견으로 잘못 진단을 받아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 개 질환의 치료는 운동 요법과 선택적인 수술로 통증 감소와 관절운동 제한을 해결할 수 있다. 통증을 가라앉힌 뒤 운동으로 손상 받지 않은 근육을 강화시킴으로써 완치도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경우 모든 수술은 관절 내시경을 통해 하므로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김 원장은“어깨가 아프면 관절을 움직여야 낫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회전근 개 질환의 경우엔 머리 위까지 올리는 능동적 운동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선 통증을 가라 앉히고 운동을 통해 손상 받지 않은 나머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