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옛 한전부지에 들어서는 신사옥의 높이를 낮추고 공공성을 강화한 파격적인 안을 서울시에 제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기존보다 층수를 낮추고 전시와 공연장을 확대하는 내용의 신사옥 부지 개발 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온 국민이 이 지역 개발 계획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는 만큼 공공성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계획을 변경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현대차GBC부지 가운데 사옥타워는 115층에서 105층, 호텔타워는 62층에서 51층으로 하향 조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일조 영향과 경관 부담을 줄임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계획상 사옥타워의 높이는 571m였지만 변경안에서는 526m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 월드타워동보다 높은 국내 최고층 건물을 짓겠다던 애초 계획은 무산됐다.
층수 감소에 따라 부족한 면적은 사옥타워 기준층 면적을 당초 3636㎡(약 1100평)에서 3802㎡(약 1150평)으로 넓힘으로써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층수는 낮아졌지만 지하공간을 포함한 전체 연면적은 당초 40만4959㎡(약 12만2500평)에서 41만6529㎡(약 12만6000평)으로 1만1570㎡(약 3500평)이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고층 건물이라는 상징성보다는 실질적 효과를 추구하기로 했다”면서 “건물 높이를 낮추면 건설비를 절감하고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가 추구하는 마이스(MICE·회의 관광 전시 이벤트) 콘셉트에 맞는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전시, 공연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전시, 공연장은 특화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건물들을 독립적으로 건설키로 함으로써 공공성을 향상시키고 문화·예술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변 상권과의 동반성장 및 지역 활성화를 위해 판매시설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호텔·전시장·공연장이 붙어 있던 구조에서 호텔과 전시장, 공연장을 각각 분절시키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제출했다.
거대 건물을 나눠 공공보행로와 연계된 다양한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해 도심 공간의 쾌적성을 높임으로써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공공성을 보다 강화한 파격적인 안을 제안함으로써 현재 공공기여금 용처를 두고 다투는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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